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의원.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부결하자니 여론이 걱정되고, 찬성하자니 제2, 제3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응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미칠 후폭풍을 예측해 보고, 동료 의원을 심판대에 올려야 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속내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방탄 프레임 뒤집어쓰면 여론 악화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 되고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내 기류는 지난해 12월 노웅래 의원, 올해 2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때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당론 없이 개별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는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의 '60억 코인' 의혹으로 당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무작정 제 식구 감싸기를 할 수 없는 입장이죠. 자칫 '방탄 프레임'을 뒤집어쓰면 여론이 더 악활 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내년 총선을 생각할 때 국민 눈높이에 따라 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체포동의안 당사자들이 민주당을 탈당한 것도 투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어요.

당 지도부가 섣불리 당론을 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만약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란표가 쏟아져 나오면 이 대표 퇴진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어요.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찬성표(139명)가 반대표(138명) 보다 많았고, 최소 31표 이상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방탄에 나섰다가 실패하면 이재명 지도부는 제 발등을 찍는 격이 됩니다.

21대 국회에서는 6차례 체포동의안 가운데 국민의힘 하영제·정찬민, 민주당 정정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가결됐고, 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는 부결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찬성하고 있고, 민주당이 자율 투표를 한다면 가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체포동의안이 가결돼도 문제입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7인회 소속 의원을 포함해 10여 명의 현역 의원이 거론되고 있죠. 앞으로 줄줄이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결국 민주당의 방어망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 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도 대기 중입니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죠. 앞으로 예상되는 일련의 체포동의안에 이 대표가 걸려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검찰이 의도하든 하지 않든 이 대표가 최종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래도 후폭풍, 저래도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의원들 착잡한 심경 토로

민주당 인사들은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무고함을 강변하고 있지만 국민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탈당 후 복당 민형배 의원-"상식적으로 처리될 것 같은 데요.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봐요. 지금 민주당이 이걸 놓고 당론으로 정해서 방향을 잡고 이러지 않을 것 같아요."(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비명 이원욱 의원-"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결국에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시각에서 봐야 된다고 하는 거고요."(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명 안민석 의원-"저희들이 부결시켜도 야당 탓을 할 것이고요. 또 가결시키면 두 의원이 구속될 것 아니겠습니까? 조금 의심이 간다고 조금 의혹이 있다고 그냥 구속시켜버리면 제가 볼 때는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국회의원은 반에 반도 안 될 것이다."(25일 YTN라디오 뉴스킹)

■범친명 홍익표 의원-"지금까지 한 번도 체포 동의안 관련돼서 당론으로 채택한 적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과거에 두 분이 우리 당 소속이었고 우리 당에 있을 때 문제이기는 했지만 지금 은 무소속으로 나가 있는 상태이지 않습니까?"(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친노 원로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중범죄라면 몰라도 이게 꼭 그렇게 구속해서 할 사안인가에 대해 조금 의문이 있고. 그리고 의원들이 저거 부결시키면 좀 상당히 비난이 올 것 같은 거와 또 사실 동정론 사이에서 좀 고민들을 하겠죠."(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친명 김원이 민주당 의원-"기본적으로 성실히 검찰 수사에 임하고 있었고 그리고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입장이 검찰 입장과 상당히 달랐지 않았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일반 국민에게 주어지는 불체포에 의한 자기방어권이 보장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있었는데 구속영장이 청구됐네요."(24일 YTN 더뉴스)

■돈봉투 혐의 윤관석 의원-"자금의 출처도 돈을 받았다는 사람이 누군지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검찰이 조사 이틀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전혀 없는 저를 무작정 구속부터 하겠다는 검찰의 행태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23일 윤관석 의원 페이스북)

■돈봉투 혐의 이성만 의원-"검찰은 경선캠프 관계자에게 100만 원을 제공했다고 하는데 우선 그런 사실이 없다.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000만 원을 캠프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윤관석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을 수수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사실무근이다."(25일 이성만 의원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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