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보령 고대도
'하나님이 사랑하는 섬' 안내 표지판
특산물은 멸치·까나리·밴댕이 액젓
하루의 무사함 비는 선바위 가 볼만

고대도 전경 사진=보령시 제공

마한 때부터 일찍이 사람들이 정착해 마을을 형성했다. 옛 집터가 많아 '고대로(古代島)'라 불렀다. 물속이 다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한 청정해역으로 인근 장고도와 함께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말 그대로 깨끗한 보령시 오천면 '고대도'다. 올해 7월 행정안전부와 한국섬진흥원이 뽑은 '이달의 섬'이다.

고대도 마을 사진=보령시 제공


'고대도'가 특별한 것은 우리나라 최초 기독교 선교가 이뤄진 섬이라는 것. 1832년 7월 25일 귀츨라프(Gutzlaff·1803-1851) 선교사가 고대도에 도착, 8월 12일까지 머물렀다. 귀츨라프 앞에는 '최초'라는 단어가 붙는다. 한국 개신교 선교사, 한글 주기도문 번역, 한문성경과 한문 전도서적 전달, 한글 우수성 세계에 소개, 서양 감자 파종, 서양 근대의술 베풂 등이다.

특히 귀츨라프는 당시 섬 주민들을 위해 서양 감자를 전해주며 감자 재배법과 야생포도 생산, 포도즙 제조법을 전파했다. 감기 환자를 위한 약을 처방하기도 했는데, 이 기록은 조선에서 서양 선교사가 최초의 서양 의술을 베푼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의 한국 선교는 1866년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보다 34년, 1884년 입국한 의료선교사 알렌보다 52년, 1885년 입국한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보다 53년 앞서 한국땅을 밟았다. 고대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귀츨라프 선교 기념비를 세우고, 지난 2014년부터 매년 7월 칼 귀츨라프의 날을 제정해 학술대회와 기념콘서트, 역사 현장 탐방 등 행사를 열고 있다. 고대도는 우리나라 개신교 선교성지인 셈이다. 안내 표지판에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섬 '고대도(God愛島)'라 적혀 있다.

고대도 사진=보령시 제공


고대도 면적은 0.87㎢, 해안선 길이는 6㎞다. 100여 가구, 250여명이 살고 있다. 섬으로 들어오는 선착장과 연결된 마을인 가운데말과 섬 아랫쪽에 있는 아랫말로 나눠는데, 주민 대부분은 가운데말에 거주하고 있다. 섬은 크지 않지만 풍부한 어자원과 어장으로 일찍이 자가발전소, 자체전화, 상수도시설, 현대식주택 등 문화생활을 누리고 사는 부유한 섬마을이다. 특산물은 멸치·까나리·밴댕이 액젓이다. 민속놀이로는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풍어를 기원하는 '등불써기 놀이'가 1980년대까지 전승됐으나 세월의 흐름 속에 그 맥은 끊겼다.

고대도 지도 사진=보령시 제공


봄, 여름, 가을에 마을 앞에 펼쳐져 있는 갯벌 등에서 손쉽게 조개나 고동도 잡을 수 있고, 섬 주변의 암초에서 해삼이나 전복, 홍합도 채취할 수 있다. 마을에서 가까운 당산 너머에는 기암괴석과 금사홍송으로 둘러싸인 당산해수욕장과 섬의 남쪽 끝머리에 있는 자갈해수욕장은 가족단위 피서지로 제격이다. 외점도 서남쪽 바다 한가운데에 매처럼 앉아있는 바위섬인 '길응암'과 파수도 바깥쪽에 있는 섬인 '밧파수도' 등 무인도가 있다. 고대도 남쪽 자갈해수욕장 끝머리에 고기잡이를 나가는 어부들이 하루의 무사함을 빌며 한 번씩 머리를 숙이고 지나간다는 '선바위'도 볼거리다.
 

고대도 해안 둘레길 사진=보령시 제공

둘레길은 3개가 있다. 선착장을 시작으로 귀츨라프를 기념하는 동일교회고대도선교센터, 귀츨라프해양전시관, 고대도교회, 해안길, 귀츨라프기념공원, 선바위로 이어지는 1.4㎞ 둘레길 1코스다. 선착장에서 등대, 귀츨라프해양전시관, 고대도교회, 당너머해수욕장까지 1.4㎞의 둘레2길이다. 마지막으로 선착장부터 동일교회고대도선교센터, 귀츨라프해양전시관, 고대도교회, 해안길, 귀츨라프기념공원, 선바위, 등대, 당너머해수욕장, 고대도방파제, 고대도마을복지회관에 이르는 3.3㎞의 둘레길3이다. 둘레길3은 올해 개통됐다.

고대도 해안 둘레길 사진=보령시 제공


고대도는 지난 9월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대명소노그룹이 발표한 '오섬아일랜드가 발표한 '오섬아일랜드(원산도, 효자도,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조성에 포함, 개발을 앞두고 있다. 고대도의 개발 테마는 치유아일랜드다.

고대도는 대천항에서 북서쪽 14㎞ 떨어져 있다. 여객선은 주중 2회, 주말 3회 운항한다. 인근 섬마을을 경유하기 때문에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섬 안에서는 대부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고대도 당산해수욕장 사진=보령시 제공
고대도 당산해수욕장 사진=보령시 제공
박계교 기자 antisofa@daejonilbo.com
 최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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