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 8.보령 장고도
전통악기 장구처럼 생겨
곳곳서 인생사진 '찰칵섬'
해마다 1만 6000명 찾는곳

장고도 전경.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전경. 사진=보령시 제공

하늘에서 보면 섬 모양이 꼭 그것과 닮았다. 전통 악기 장구처럼 생겨서 섬 이름도 '장고도'다.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는 기암괴석을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과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한 섬으로 올해 행정안전부와 한국섬진흥원이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뽑혔다. 곳곳에 사진기를 들이대면 인생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찰칵섬'이다. 백사청송(白沙淸松·흰모래와 푸른소나무)이 해안을 덮고 있어서 고대도와 함께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오롯이 섬을 느낄 수 있는 청정지대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면적은 1.5㎢, 해안선은 9.5㎞다. 대천항으로부터 서북쪽으로 21㎞에 위치, 100여 가구 300여명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섬 중앙에 있는 마을인 '장곰'을 기준으로 이 마을 사람들은 위쪽에 있는 마을을 윗말, 뒤쪽에 있는 마을을 뒷말, 가운데 있는 마을을 가운데말, 아래쪽에 있는 마을을 아랫말이라 부른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북동쪽 끝에 있는 마을인 '대촌(큰대머리)'은 간조 때 여객선을 대는 곳이기도 하며, 옛날에는 사람이 살았으나 현재는 고기잡이철에만 임시로 거처하는 마을이다. 장고도는 섬 주변의 수심이 낮고, 갯벌과 암초 등이 잘 발달돼 연안어족이 서식하는데 알맞아 전복, 해삼, 김 양식은 물론 멸치, 까나리, 실치 등 수산자원이 풍부한 청정해역이다. 어선이 돌아오는 새벽 5시쯤 되면 섬마을은 각종 어구망을 실은 경운기 소리와 갓 잡아온 어류의 선별작업, 해삼, 전복을 채취하려는 해녀들로 활기가 넘친다. 해마다 1만 6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것으로 추산된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주변에는 몇 개의 무인도가 있다. 장고도 북쪽에 있는 4개의 바위섬인 명장섬과 고추처럼 생겼다해서 붙여진 고추섬, 장고도 남쪽 끝머리 삽시도와의 사이에 있는 작은 바위섬으로 돛을 단 배와 생김새가 같게 보이는 돛단여 등 장고도를 둘러 싼 무인도가 이채롭다. 특히 장고도에서 빼놓으면 서운한 무인도가 바로 명장섬이다. 장고도 곳곳이 명장섬으로 이어진다. 명장섬은 만선의 풍어를 기원하는 전통민속놀이인 '등바루놀이'가 시작되는 섬이다. '등바루놀이'는 음력 정월대보름날 밤이 되면 마을 부녀자들이 명장섬에 모여 등불을 밝히고 굴을 부르며 굴바위에 굴밥을 주고, 한해의 풍어를 비는 축제를 올린다. 또, 음력 4월 초파일을 전후해 해당화가 붉게 타는 계절이면 마을 규수들이 삼삼오오 명장섬에 모여 굴캐기 경연을 벌이고, 이긴 편과 진 편을 가려서 이긴 편에서 큰아씨를 뽑아 여왕으로 삼고, 마중 나온 어머니, 언니들과 함께 어우러져 만선의 풍어를 기원한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는 해수욕장도 일품이다. 명장섬해수욕장은 썰물 때 물이 빠지면 명장섬까지 연결되는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고, 자동차가 다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약 2㎞에 달하는 백사장이 드넓다. 백사장의 끝부분과 명장섬 주위로는 암초가 잘 발달, 낚싯대를 드리우면 우럭, 놀래미, 살감성돔 등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명장섬을 따라 열린 바닷길에서 조개, 낙지, 게 등도 잡을 수 있어 가족단위 체험학습장으로도 알맞다. 명장섬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은 서해안에만 볼 수 있는 황홀감이다. 당너머해수욕장은 장고도 당산 서쪽 바닷가에 있는 1㎞의 아담한 백사장이다. 백사장 끝머리에는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용굴과 용굴너머 북쪽으로 명장섬이 자리하고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가족단위 휴양지로 적합하다. 장고도 북쪽에 있는 바위로 옛날 이곳에서 이무기가 승천하기 위해 백여 년 동안 수도를 했던 곳이라 불리는 '용난바위'와 장고도 북쪽 해안에 용이 승천할 때 뚫린 바위라 전해지는 '용굴'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는 지난 9월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대명소노그룹이 발표한 '오섬아일랜드가 발표한 '오섬아일랜드(원산도, 효자도,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조성에 포함, 개발을 앞두고 있다. '오섬아일랜드'는 서해안 원산도 일대 5개 섬을 환황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해양레저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한 대형프로젝트다. 장고도도 그 한 축에 있다. 장고도의 개발 테마는 청춘아일랜드다.

현재 장고도는 대천항에서 하루 3편의 배편이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승용차를 배에 싣고 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 걸어서 섬을 돌아볼 수 있다. 다만, 이번 달 28일부터 여객선 운항이 2회로 축소 될 예정이다.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장고도. 사진=보령시 제공

 

최의성 기자 cnces@daejonilbo.com
 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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