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방문객 1만명, 몽돌자갈 해변 일품…'오섬 아일랜드' 가족 관광지로

몽돌자갈 해변 사진=보령시 제공

죽어가는 부친을 살리기 위해 허벅지 살을 도려내 봉양했다는 최순혁 선생. 이곳에 가면 그를 기리는 '최선생순혁씨기념비(崔先生淳赫氏記念碑)'가 있다. 귀양 간 아버지를 찾아 팔도강산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니다 아버지를 찾을 길이 없자 '혹시 섬으로 귀향 갔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이 섬까지 왔다는 소 씨 이야기, 병든 부모 치유를 위해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병환을 치료했다는 심 씨 부부 이야기 등등. 이 모두 후대가 본받을 만한 효에 대한 얘기다. 이 섬은 유독 효에 대한 얘기가 많다. 효자도란 이름은 그렇게 붙여졌다.

효자도 사진=보령시 제공

충남 보령시 오천면 효자도. 원산도에서 북동쪽으로 500여m, 안면도 고남리 영목포구에서 2㎞ 지점에 있다. 원산도를 마주보고 있으며, 주변 작은 섬들의 중심 역할을 한다. 원래 '소자미(小慈味)'라고 불렸던 섬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옛부터 효자가 많이 나와 효자도로 바뀌었다.

백제 때는 신촌현, 신라 때는 신읍현, 고려 때는 보령현에 속했다. 조선 말기 오천면 하남면에 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보령군 오천면에 편입됐다. 아랫말, 웃말, 명덕, 녹사지, 중리 등의 마을로 구성된다. 75가구에 200여 명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주업은 어업을 하지만 중리지역은 논농사와 밭농사 경작이 가능해 벼농사를 비롯, 인삼과 채소, 쪽파도 생산하고 있다. 특산품은 굴, 소라, 조개, 까나리액젓 등이 있다.

효자도 사진=보령시 제공

총 면적은 1㎢, 해안선은 5.6㎞로 걸어서 1-2시간이면 섬을 돌아볼 정도로 작다. 크지는 않지만 미 CNN이 주목한 효자도다. 효자도는 CNN이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곳' 중 한 곳이다. CNN은 효자도를 "아직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아늑한(cozy) 섬마을과 낚시하기 좋은 원시적 해안이 있는 섬"으로 소개했다. 연간 방문객은 1만 여명으로 추산된다. 효자도 명덕마을 북동쪽에 있는 명덕마을에 덕을 주는 섬인 몽덕도와 효자도 명덕마을 아래쪽에 있는 바위섬인 또랑섬 등 2개의 무인도가 있다. 또랑섬은 물이 빠지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바위섬이다. 최고봉은 북쪽 끝에 솟아 있는 해발고도 47m의 구릉이 전부로 평평하다.

몽돌자갈 해변 사진=보령시 제공

효자도는 섬 주변의 조류가 빨라 파도에 씻긴 어린이 손바닥만 한 길쭉하고 동글동글한 몽돌이 2㎞의 긴 해안선을 따라 쫙 깔려있는 몽돌자갈 해변이 일품이다. 파도가 밀려와 몽돌과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하다. 이 몽돌 자갈밭 뒤쪽으로는 울창한 송림이 둘러싸여 있어 야영도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어촌의 삶의 향취가 묻어있는 명덕마을이 자리, 민박도 할 수 있다. 앞쪽의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밝혀지는 휘황찬란한 불빛을 벗 삼아 가족끼리, 연인끼리 발끝이 짜릿짜릿한 돌무리를 밟으며 산책도 즐길 수 있다.

효자도 사진=보령시 제공

효자도는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아일랜드로 탈바꿈된다. 효자도는 원산도를 중심으로 삽시·고대·장고도 등 5개 섬을 묶는 '원산도 오(5)섬 아일랜즈(Awesome Islands)' 개발 계획에 포함됐다. 보령 앞바다의 5개 섬이 각자의 특색을 띠도록 개발하는 방안이다. 충남도와 보령시, 대명소노그룹 등은 이들 5개 섬에 2030년까지 민자 8604억 원, 국·도·시비 2650억 원 등 모두 1조 1254억 원을 들여 '해양레저관광지'로 만든다.

효자도 사진=보령시 제공

김태흠 도지사는 "서해의 풍부한 해양관광 자원을 하나로 엮는 국제휴양 레저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보령-대전 고속도로 건설, 2026년 고속전철 운행이 가시화해 보령이 관광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천항에서 효자도까지 약 9㎞ 정도 떨어져 있다. 대천항에서 효자도를 갈 수 있는 뱃편은 하루 3번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20여분 걸린다. 

효자도 사진=보령시 제공

 

효자도 사진=보령시 제공

박계교 기자 antisofa@daejonilbo.com
 최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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