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만성 B형 간염 가장 위험
환자 20%만 복강경 수술...간이식땐 금연·금주 필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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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우리 몸속 장기 중 가장 큰 기관이며 체내의 대사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장으로부터 흡수된 음식물을 적절히 변화시켜 여러 조직에서 사용될 수 있게 하며, 몸속 유해물질이나 독소를 해독하는 작용 등을 한다. 다양한 기능만큼이나 많은 질환이 발생하는 간은 80%가 손상돼도 증상이 없는 탓에 몸이 붓거나 황달 등이 나타났을 땐 이미 기능이 많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간암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증상=간암의 위험인자는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등이 있다. 아직도 만성 B형 간염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에는 비만에 따른 비알콜성 지방간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으며, 흡연도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간암은 특징적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정기검진을 통해 간 건강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항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초기 간암 증상이 없어도 6개월에 한 번은 검진을 받아야 하고, 만성 B형 간염, C형 간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전문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진단=기본적으로는 혈액검사, 간암 표지자 검사, 영상의학과 검사 등이 이뤄진다. 영상의학과 검사에는 초음파검사, CT 검사, MRI 검사 등이 있다. 초음파검사 시행 후 의심스러운 조직이 보이면 CT 검사와 MRI 검사를 통해 더 세밀한 진행 상황을 확인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같은 검사를 여러 번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확한 간 상태와 간암 진행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검진은 필수다. 특히 간경화가 진행된 환자는 간암 발병 확률이 높으므로 이른 시일 내에 간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해야 한다.

◇치료=간암 치료 방법에는 근치적 치료와 보조적 치료가 있다. 근치적 치료에는 간암 절제술, 간이식, 고주파열치료, 알코올 주입술 등이 있다. 암 조직의 크기가 크고 간 기능이 좋지 않아 수술할 수 없는 경우 보조적 치료로 경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시행한다.

이처럼 다양한 간암 치료방법 가운데 암 조직이 발생한 간 일부분을 절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 간 기능 상태가 수술을 시행할 정도로 건강해야 하며, 암 조직 크기가 작고 한 부분에만 분포해 있어야만 가능하다. 환자마다 건강상태와 암 조직 분포 상태가 달라 실질적으로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간 절제술과 다른 치료 방법도 진행할 수 없는 환자는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

간 절제술은 배를 절개하는 개복수술이 원칙이다. 복강경(내시경) 수술은 개복수술과 달리 0.5-1.5㎝ 크기의 작은 구멍을 몸에 뚫고 특수 카메라를 장착한 복강경을 몸속에 집어넣어 하는 방식이다. 요즘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지만 간 주변 부위에 암 조직이 자리하고 조직 사이즈가 크지 않은 환자만 받을 수 있다. 개복수술보다 환자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지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다. 전체 간암 환자 중 20%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간암 환자 대부분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을 보유하고 있고, 간경화가 동반돼 간암이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암을 치료하면서 환자가 가진 질병을 함께 치료하는 방법은 바로 간 이식이다. 재발률이 낮아 간암 치료에서 간 이식이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이지만 간 기증자가 적기 때문에 아직 보편화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금주해야 하며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간혹 한약이나 건강 보조식품을 복용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전문의의 권유 없이 이런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줘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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