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할 만한 사람 소개"... 뉴스타파, 지난해 9월 녹음 '김만배 녹음파일' 공개
국민의힘 "명백한 허위... 이재명 후보와 함께 수사 빠져나가기 위한 거짓말"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음성파일 보도가 대선을 사흘 앞두고 터져나온데 대해 국민의힘은 즉시 "명백한 허위"라며 "후안무치하다"고 반박했다.

뉴스타파는 6일 김만배씨가 지난해 9월 15일 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낸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나눈 대화라면서 관련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은 대장동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되던 시점으로 김만배씨의 이름이 아직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던 때다.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은 기자 생활을 하며 평소 친분이 있던 사이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 지인과 나눈 1시간 12분 분량의 대화 음성파일을 뉴스타파가 입수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 대화 녹음파일에는 김만배씨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온 과정,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등에 대한 김 씨의 주장이 들어있다"는 것이 뉴스타파 설명이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당시 대화에서 박영수 전 특검 이름을 거론하며 "윤석열은 (박영수가) 데리고 있던 애지"라며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말한다.

"조우형"이라는 `대출 브로커`를 언급하며 김만배씨가 "그래서 내가 박영수를 소개해줘. 박영수 변호사를"이라고 말하자 신학림 전 위원장은 "나름대로 거물을 소개해줬네"라고 맞답을 하고 이에 김만배씨는 "왜냐하면 나는 형, 그(검찰의) 혈관을 다 아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라고 되묻는다.

이에 신 전 위원장이 "응. 통할만한 사람을..."이라고 답하자 김만배씨는 곧바로 "통할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라고 말한다.

김만배씨는 또 조우형씨에 대한 검찰 조사에 대해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며 "박모 (주임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전한다.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선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 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 시키고 이랬지"라는 게 지난해 9월 15일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위원장에 한 말이다.

야당에 의해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이재명 성남시장 때문에 대장동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천화동인 관련해선 "처음에 잘 팔렸으면 한 20명한테 팔기로 했었는데. 그런데 안 팔렸지. 하나도 안 팔렸어"라며 그 이유를 "왜냐하면 성남시기 너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공모 조건을 만들어서"라고 김만배씨는 말한다.

김만배씨는 이어 "법조인도 엄청나게 여기에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성남시에서) 3700억원 선배당 받아가겠다니까 법조인들이 `아, 우리는 그러면 안해` 이렇게 해서 내가 많이 갖게 된 거지. 원래 천화동인은 다 팔 계획이었는데"라고 말한다.

김만배씨는 또 "이제 또 땅값이 올라가니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부대조건을 계속 붙여) 내가 욕을 많이 했다. X같은 XX, XX놈, 공산당 같은 XX 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 했다"며 "이재명은 난 놈이야"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만배씨의 음성파일을 요약하면, 당시 박영수 변호사에 사건을 부탁해 검찰에 있던 윤석열 대선 후보를 통해 부산저축은행을 해결했고, 이재명 대선 후보 때문에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해당 음성파일에 대해 뉴스타파는 "현직 기자 시절 김만배씨와 동료 사이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두 사람이 지난해 9월 15일 성남 판교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던 시점이었으나 박영수 전 특검, 부산저축은행 등은 물론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의 실명도 공개되기 전이었다"는 게 뉴스타파 설명이다.

앞서 JTBC는 지난달 21일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는 `대장동 자금책` 조우형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자 김만배씨가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씨는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주며 첫 조사와 달리 잘해주더라고 말했다`고 남욱 변호사가 검찰에 진술했다"는 것이 JTBC 보도 내용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향해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전 그 사람 본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고, 이에 이 후보가 다시 "아이고 참 희한하네"라고 냉소하는 등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뉴스타파는 윤 후보가 조씨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으나 명백한 허위다"고 즉시 강하게 반박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분명히 밝히지만, 윤 후보는 김만배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며 "김만배의 말 대부분이 거짓"이라며 "검찰 수사를 앞둔 김만배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만배가 이 후보와 함께 수사를 빠져나가기 위해 한 거짓말을 그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며 "범인을 보호하려는 사람이 곧 공범이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남욱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김만배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공범들끼리 나눈 수익에 대한 대화가 믿을 만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전날 저녁 재차 반박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가 뉴스타파의 김만배 발언 보도가 나오자마자 즉시 SNS를 통해 그 보도 내용을 널리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다"며 "김만배와 한 편을 먹고 아무리 거짓을 퍼뜨리려고 해도, 국민들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 이재명 후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거듭 화살을 이 후보에 돌렸다.

"남욱은 녹취록에서 `유동규가 이재명 성남시장이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1,000억 원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며 "남욱은 수사 과정에서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3억 6,000만 원을 준 것으로 들었다. 시기상으로 이재명 시장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은 상기했다

"또한,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김용이 유동규, 김만배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말도 나온다"며 "정진상, 김용이 이재명 후보 몰래 김만배 일당의 대장동 게이트 설계를 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동규의 집에 검찰 압수수색이 들이닥쳤을 때 그 전후로 정진상, 김용은 페이스타임을 이용하여 유동규와 몰래 통화를 했다"며 "김만배는 공범인 남욱 등에게 `권 전 대법관에게 50억을 줘야 한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에 들어가 권 전 대법관에게 부탁해 뒤집힐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는 말을 하였다"고 강조했다.

"이 수많은 증거가 가리키는 지점은 하나다. 대장동 게이트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설계자인 이재명 후보다"고 이 수석 대변인은 거듭 강조했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김만배가 기를 쓰고 이재명 후보를 보호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범인이 공범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고검에 좌천되어 있던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다니,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이 수석대변인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을 밝힐 유일한 방법은 `정권교체`뿐이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녹음한 김만배씨의 음성파일을 대선을 단 사흘 남겨두고 공개한 데 대해 뉴스타파는 신학림 전 위원장이 녹음파일 공개를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신 전 위원장은 먼저 "김만배씨와는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로 오랜만에 만났다"며 "자연스레 대장동 얘기가 나왔다. 당시는 대장동 의혹이 지금처럼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런데 대화 이후 김만배가 한 얘기와 전혀 다른 내용의 의혹들이 언론, 정치권 등에서 퍼져나갔다"며 "김만배에게 당시 대화 내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구속된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혹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만배가 대장동 사건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에게 털어놓은 증언이 이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제라도 공개를 결심했다"는 것이 신 전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타파 유튜브 기사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 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며 "우리가 언론입니다!"라는 간결한 메시지를 남겼다.

대선을 사흘 앞두고 터져나온 김만배씨의 음성녹음 파일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측 모두 서로 상대를 향해 "후안무치하다"하다고 날을 세우는 모양새가 전개되고 있다.

유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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