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되며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2030 세대 중 일부가 저가매수로 이익을 얻고자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저가에 혹해 초보자들이 무턱대고 투자하는 데에는 리스크가 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미국의 긴급 기준금리 인하 소식과 함께 코스피는 1710대까지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3.99포인트(1.92%) 오른 1805.43으로 출발했지만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전 거래일보다 56.58포인트(3.19%) 내린 1714.8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9.49포인트(3.72%) 내린 504.51로 종료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주식시장은 폭락장세가 연일 연출되고 있지만 2030 세대 중 일부는 지금을 투자의 `적기`라 여겨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 이모(34)씨는 이달 초 생애 첫 주식계좌를 열고 때마침 만기된 적금 600만원을 예탁했다. 이씨는 "지금은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사태가 맞물려 주가가 떨어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량주는 언제나 우상향일꺼라는 주위 조언을 듣고 투자했다"며 "주식은 처음이라 잘 모르지만 지금 같은 저점 시기가 가장 투자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년 상승하는 집값에 내집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져 가는 젊은층들의 목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시민 유모(33)씨는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결혼, 집 장만 등을 목표로 계속 돈을 모아왔지만 현재 집값 상승률을 보면 평생 모아도 어림도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며 "어차피 당분간 집 장만은 꿈도 못 꿀 텐데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폭락해 있을 때 투자해 자금을 굴리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주식 계좌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2030 세대의 심리를 자극하듯 유튜브 등에는 `증시 폭락했을 때 초보청년들이 투자하면 좋은 주식 종목` 등 관련 영상이 즐비하고 있다. 각 증권업계도 생애 첫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투자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젊은 세대 공략에 나섰다.

이를 방증하듯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후 주식거래 활동계좌 증가 폭은 더욱 확대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001만 8232개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3000만개 선을 돌파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뜻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했다 해서 초보자가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조언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반드시 반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목을 잘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고 투자를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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