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내 공동주택시장이 봄 이사철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냉각된 분위기다.

월세로 전환된 일부 공동주택의 시세가 홍성지역 원룸 수준으로 급락했으며, 매매가격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3일 내포신도시 일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포에서 올해 입주를 진행한 공동주택 중 84㎡(34평형) 타입의 월세 최저 가격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임대료 35만-40만 원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전과 세종에 비해 월 임대료가 반 토막난 실정이다. 이처럼 가격이 낮게 책정된 것은 집을 찾는 수요자가 없는 탓이다. 통상 부동산업계에선 입주시기 때 프리미엄의 차익을 챙겨 되팔려는 투기 수요의 계약자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내포신도시는 입주 시기에도 수요층이 부족해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계약자들은 입주예정일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입주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낮은 가격으로 집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올해 내포신도시에서 입주를 마친 공동주택은 지난 1월 말 입주를 시작한 경남아너스빌 990가구다. 이달 중 중흥이 1660가구, 모아 1260가구도 예정됐다.

해당 건설사들은 이미지타격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지역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당 건설사들은 분양은 완료했지만 신도심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발생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파트 월 임대료가 원룸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 내포신도시 내 원룸 시세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 임대료 35만 원 수준이다.

매매가격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형성한 상태다. 저층의 경우 분양가격에서 500만 원에서 많게는 20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진 공동주택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계약자들은 울상이다. 올해 입주가 예정된 한 공동주택의 계약자는 "내포신도시에서 분양을 받아 수익을 챙기는 목적을 뒀지만 현재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잔금을 납부할 능력이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더라도 집을 정리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는 수많은 물량이 전세로 전환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집들이가 시작되면 30평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 원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내포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동주택 시장은 지속적으로 찬바람이 불 것"이라고 밝혔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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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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