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충호시대 충청 리더 인터뷰 ①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세월호 정국의 중심에 서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그는 충청권 출신 첫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정치적 쟁점들을 놓고 야권과 건곤일척의 기싸움과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충청 현안을 챙기는 데 소홀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에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표단을 만나 파국으로 치달을 위기에 있던 세월호특별법의 물꼬를 텄다. 그런 한편으론 충청의 케케묵은 현안인 제 2 서해안고속도로 조기 추진의 길을 여는 결실을 거뒀다. 이 원내대표에게 충청의 비전과 발전 전략, 과제 등을 들어봤다. 그는 "산적한 현안은 많은데 국회가 꽉 막혀 있어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문득, 문득 지난 100일이 1000일 같았다"는 발언에서는 인간적 고뇌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충청지역 첫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된지 100일을 넘겼다. 소회가 특별할 것 같은데.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약 2개월 동안 비상대책위원장 역할도 함께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국회 후반기 원구성과 지방선거, 전당대회, 7월 재보선, 세월호 정국까지 주요 정치 일정을 유례없이 한꺼번에 치렀다. 집권여당의 원내 사령탑이라는 게 참으로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

-세종시 건설과 충청 인구의 호남 추월 등으로 충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영·충·호(영남·충청·호남)`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는 데.

"충청권이 요즘처럼 국민의 관심과 주목을 끈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언론에서도 `엄청도`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충청인구가 호남인구를 추월했다는 인구학적 측면 외에 충청의 가치와 충청의 시대적 역할이 커지고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균형자 역할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여성대통령 시대를 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제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시대적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충청이 어느 한쪽에 서지 않고 균형된 입장에서 대립과 갈등 구조를 깨뜨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충청지역의 정치적 위상이 많이 업 그레이드 됐지만 성과물을 보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도청이전특별법 등이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지역발전을 위한 구상을 얘기해 달라.

"충남도지사 시절 도청이전 특별법 제정을 위해 백방으로 뛴 결과 특별법을 통과시켜 도청이전을 위한 국비지원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이후 전남도청 이전 사례에 준해 도청 이전 터 개발과 이전 비용을 국가에 요청했지만 정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현재 관련법안이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비슷한 입장에 있는 대구·경북과 긴밀히 협력해 정기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과 협력해 `세종시특별법 개정안`과 세종시 광특회계를 신설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충청의 주요 현안인 도청이전특별법 개정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도록 충청권 의원과 손잡고 국회 차원에서 적극 해결해 나갈 것이다."

-지역 현안과 맥을 같이 하는 질문이다. 충청권의 정치적 볼륨은 커졌지만 인구 수 대비 국회의원 수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으며 표의 등가성 훼손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해법이 없겠는가.

"충청권 인구는 앞으로 계속 늘어나면서 국회의원 선거구가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더욱 힘을 얻어갈 것이다. 여러 상황이 많이 바뀐 만큼 거기에 맞게 논의하고 합리적으로 재조정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당리당략과 지역 이기주의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20대 총선에 임박해서 부랴부랴 논의하고 흐지부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정치개혁특위`나 `선거구획정위` 같은 기구를 최대한 빨리 출범시켜야 한다. 서둘러야 할 문제다."

-8월 국회가 피행을 겪으면서 9월 정기국회 일정이 빠듯하게 생겼다. 지역민들은 충청권의 예산이 크게 확대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정국이 꽉 막혀있다. 민생 법안과 예산안 처리도 걱정이다. 올해부터 예산안 자동 상정제도가 도입되지만 과연 지금까지 국회가 법을 지켜왔느냐 하는 점에서 가슴이 답답하고, 언제까지 국회가 국민에게 이러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지 정말 마음이 무겁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국가안전처 신설이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법안들도 줄줄이 묶여 있다. 법안 처리와 예산안 심의가 제대로 이루어 지도록 모든 역량을 쏟고자 한다. 홍문표 국회예결위원장을 비롯한 충청권 의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내년도 충청권 국비 확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

-충남도지사를 지내다가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해 지사직을 던졌다. 아무래도 충남도정에 눈길이 갈 것 같은 데 마침 안희정 지사가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다.

"안 지사뿐만 아니라 우리 충청 출신 정치인들이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면 언제나 환영할 일이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한 경험을 가진 분이다. 하지만, 도지사는 정치인이기에 앞서 민생을 챙기는 행정가라는 점을 꼭 명심했으면 한다. 인기에 기대지 말고 욕먹을 각오로 민생을 챙기는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들려주고 싶다."

-충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 지금은 오직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자는 생각 밖에 없다. 제가 이런 막중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격려해주시고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다." 대담=송신용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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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대전일보와 대담을 갖고
이완구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대전일보와 대담을 갖고 "충청의 가치와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며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과 충남도청이전특별법 처리, 충청 현안과 관련한 예산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길문 기자

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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