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의 격차는 '두뇌 사용법'에서 갈린다
감정·관계·습관을 움직이는 뇌의 원리…전략의 성취 뇌를 알면 삶이 바뀐다(양은우 지음/보아스/280쪽/1만 9000원)
인간의 모든 행동과 판단, 감정은 뇌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정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신경회로의 작동이 삶의 방향을 이끈다. '뇌를 알면 삶이 바뀐다'는 이러한 뇌의 작동원리와 특성에 대한 뇌과학적 설명을 바탕으로, 왜 우리는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감정에 휘둘리며 관계에 실패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두뇌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삶을 바꿀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삶의 성공과 실패는 뇌를 얼마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강조한다. 많은 사람이 목표를 세우고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가 본능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해야 했던 뇌의 특성이 현대에도 남아 있어, 변화와 노력, 새로운 시도보다는 익숙한 상태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게으름의 DNA'라고 부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복 학습과 훈련을 통해 뇌의 신경회로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뇌가 경험·학습·훈련·환경 변화에 따라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바꾸는 능력인 뇌의 가소성을 기반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는 원리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성과 지향적인 태도가 뇌를 바꾼다'에서는 멀티태스킹이 능력이 아니라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리는 방해 요소임을 실험 연구를 통해 밝힌다. 뇌는 한 번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지 못하고 빠르게 전환할 뿐이며,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크게 소모되고 사고의 질이 떨어진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인 혁신가들이 선택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단순한 환경을 만들고 뇌의 에너지를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시킨 사례도 제시한다.
2장 '자기 긍정이 뇌를 바꾼다'는 믿음과 기대가 뇌의 에너지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과학적 결과를 다룬다. 부정적 감정은 파페즈 회로를 통해 증폭되고 빠르게 습관화되지만, 전두엽의 통제 기능을 강화하면 감정의 폭주를 멈출 수 있다. 긍정적 기대, 메타인지, 회복탄력성을 훈련하는 방법을 안내하며, "믿음이 있어야 뇌의 허락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3장 '건강한 관계가 뇌를 바꾼다'에서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보여주는 감정의 신경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공감과 연결이 두뇌 보상체계를 활성화하고 성과를 높이지만, 감정의 자동 반응에 휘둘리면 관계는 쉽게 갈등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감정을 이성적으로 조정하는 방법과 대인관계에서 높은 성과를 이끌어내는 뇌 기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소개한다.
4장 '좋은 생활습관이 뇌를 바꾼다'는 독서·운동·수면이 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특히 운동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뇌는 에너지 소모를 이유로 가만히 있으려 한다는 현상 즉, 운동의 역설을 설명하며 작은 실천이 반복될 때 신경회로가 바뀌어 행동 자동화가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또한 뇌는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통해 발전하므로, 익숙함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색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하는 뇌의 선순환 구조'를 제시한다.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하면 만족감과 자존감이 상승하고, 다시 더 높은 성과를 만드는 방향으로 뇌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뇌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삶의 격차를 만드는 결정적 요소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이 책은 뇌과학 이론을 난해하게 설명하는 대신, 실험·사례·일상의 경험에 연결해 누구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계획이 번번이 무너지는 사람,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 관계 스트레스에 지친 사람, 목표 달성의 전환점을 찾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이다. 뇌를 바꾸는 일이 곧 삶을 바꾸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