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축산 1번지 충남에도 ASF, 추가 확산 막아야
'축산 1번지'로 불리는 충남에서 처음으로 치사율 100%(급성형)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고 한다. 충남도 동물위생시험소는 25일 당진시 송산면 농장의 폐사축과 같은 우리에서 키우던 돼지 등 14두에 대한 검사를 마친 뒤 모두 양성 판정을 내렸다. ASF는 한 마리만 걸려도 해당 농가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할 정도로 무서운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방역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가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충남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남은 지금까지 단 1건의 ASF도 발생하지 않아 'ASF 무풍지대'로 남아 있던 곳이다. 그런데 이곳마저 뚫리면서 전국 어디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돼지 사육이 가장 많은 지역이 충남이라는 점도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충남의 돼지 사육 두수는 1027호 242만 마리로 전국의 2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ASF가 발생한 당진만 하더라도 120개 농가에서 31만 5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여기서 더 확산된다면 우리나라 축산 기반마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ASF는 지난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의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6년 동안 전국적으로 총 55건이 확인됐다. 야생 멧돼지를 검사한 결과는 더 심각하다. 지금까지 모두 4289건의 양성 반응이 나와 전국 곳곳의 멧돼지가 ASF에 감염돼 있음을 방증한다. 당국이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야생멧돼지의 이동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지만 '감염 고리'는 끊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ASF는 방역도 어렵지만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질병 전파력도 높아 ASF 발생농장의 반경 10km 이내 양돈농장의 추가 발생 가능성도 높다.
그런 점에서 국내에 점점 토착화되고 있는 ASF를 완전히 차단하려면 백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당장에는 방역당국과 개별 농장의 철저한 방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양돈 농가는 축사 소독과 출입 통제, 농장 안팎 청결 유지 등 차단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