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판 뒤흔든 전국체전 3관왕…서성환 "고향에서 더 강해지겠다"

허리 기형·낡은 환경 넘어 전국체전 신기록 시체육회 선수 된다…"한 단계씩 도약 약속"

2025-11-23     이성현 기자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인상·용상·합계 3관왕을 차지한 서성환(대전체육고3)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서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운동하고 싶어요."

전국체전 2년 연속 3관왕, 올해는 대회신기록과 한국주니어신기록까지 세운 대전 역도의 차세대 에이스 서성환(대전체육고 3)은 여러 지역 팀의 제안을 뒤로하고 고향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인상·용상·합계 모두 1위를 차지한 그는 합계 295㎏으로 대회신기록, 용상 170㎏으로 한국주니어신기록까지 세우며 기술과 기량을 동시에 증명했다. 대전 선수단 MVP도 함께 거머쥐면서 이번 전국체전의 가장 강렬한 이름으로 남았다.

그는 "응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뿐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성환은 졸업 후 타 지역 팀의 제안을 모두 고사하고 대전에서 선수를 이어간다. 그는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대전이 가장 편하고 좋다"며 "대전시체육회에서 계속 운동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서성환은 선천적으로 허리 기형을 안고 태어났다. 역도 선수에게 허리 부상은 가장 치명적 약점이지만 그는 치료와 재활, 훈련을 하루도 빠짐없이 병행하며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하루 2시간 30분씩 본훈련, 근력 보강 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30분을 꾸준히 이어가며 약한 허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보강 훈련도 중단하지 않았다. 운동이 힘들어 지칠 때마다 멘털 코칭으로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이 과정 뒤에는 가족의 존재가 있었다. 어머니는 학창 시절 역도를 했고, 아버지는 현재 역도부 코치로 활동하며 그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봤다.

서성환은 "가족이 옆에서 계속 믿어주고 도와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동생 서성민(송강중 3) 역시 올해 소년체전 3관왕을 차지한 촉망받는 유망주로, 형제가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보며 성장하고 있다.

노후화된 시설과 장비 등 역도 훈련 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시설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바벨이나 원판도 오래됐고, 녹슨 장비도 많다"며 "그래도 대전이 역도 대표 도시가 돼서 저보다는 동생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서성환이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목표는 분명하다. 내년 전국체전 3관왕 재도전과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단기 목표로, 장기적으로는 2028년 LA 올림픽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이번 전국체전의 성과를 발판 삼아 한 단계씩 꾸준히 성장하고 완벽한 선수로 거듭나겠다"며 "노력한 만큼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