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장동혁·나경원 견제에도 팍팍 뜨는 한동훈, 그럼 계양을 출사표?

2025-11-21     은현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캡처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를 기점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하고 있습니다. 여권 인사들과 1대 1 끝장 토론을 제안하는 등 연일 '항소 포기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당 지도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정치판 전면에 다시 나서고 있는데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야권 최대 잠룡인 한동훈의 시간이 다시 올 수 있을지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장동 저격수, 론스타 승소로 집중 부각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가 한동훈 전 대표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SNS 활동과 라디오방송 출연을 통해 연일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중도 보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여 공세를 강화해 강성 지지층의 눈도장까지 받고 있습니다.

한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의 항소 기간이 끝나는 시점인 지난 8일 0시 SNS에 "대한민국 검찰은 자살했다"며 발 빠르게 글을 올렸습니다.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낸 당 지도부보다 한 발 앞서 입장을 정리한 겁니다. 그는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조국·박범계·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토론을 제안하는 등 SNS에 매일 1-2건씩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권에서는 선뜻 한 전 대표와 토론을 하겠다는 인물은 없습니다. 형사법에 대해 밝고 '말 펀치'가 센 한 전 대표와 토론해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토론에 응할 것처럼 했다가 결국 토론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항소 포기 토론하자면 왜 다 도망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장소는 민주당 당사에서 해도 좋다. 전현직 법무부장관 넷이 같이 나와도 좋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최종 승소한 것도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 시절인 지난 2022년 '론스타에 일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단에 대해 취소 신청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그는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은 제가 취소 소송을 한다고 할 때 승산이 없다, 이자가 늘어나면 네가 물 거냐고 집요하게 공격했던 사람들이다"면서 "지금 와서 자기들이 자화자찬하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좀 황당했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진영 '빅 스피커'로 자리매김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한 전 대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습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나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에 나서겠다고 직접 밝힌 적은 없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다만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을 받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동혁 대표와 당 지도부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소환하는 등 벌써 견제구를 난리고 있습니다. 당원게시판 의혹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게시됐는데 여기에 한 전 대표가 연루돼 있다는 겁니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보수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당무감사위원회에서 '당게'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고민은 잘 알지만 속도가 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지방선거 기획단장을 맡은 나경원 의원도 18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원한다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한 진실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상원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임기를 두 달 남겨두고 돌연 사퇴한 것도 당 지도부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당 윤리위가 지난 3일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당내 분열 조장 혐의에 대해 '주의' 조치만 하고 끝내자 장 대표가 불만을 토로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새 인물을 윤리위원장으로 앉힌 뒤 한 전 대표를 윤리위에 회부해 어떤 징계를 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의 스피커로 한 전 대표만 한 인물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 일각에서는 대여 투쟁을 잘 해내고 중도 확장을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장 대표가 우클릭을 하며 강성 보수만 대변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없다는 겁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42%, 국민의힘 24%, 무당층 27%로 나타났습니다. 국힘 지지가 무당층보다 낮은 것은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했다는 반증입니다. 연말을 지나고 내년 설 연휴에도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지도부 교체 여론이 일어난다면 한 전 대표에게 새로운 정치 공간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캡처

◇박정하, "원내 들어와 민주당과 싸워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시간이 지나면서 당의 변화도 있을 거고 한동훈 전 대표도 본인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가능성도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제일 좋은 건 사실 원내에 들어와서 같이 민주당과 싸우면서 의정활동을 하는 게. 저는 기회가 있다면 오히려 재보궐 선거가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보입니다."(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당원들의 민심은 당원 게시판을 반드시 들여다봐야 된다는 거예요. 이걸 덮고 넘어갔었을 때는 되레 당내의 분열을 자초할 것이라고 봅니다. 떳떳하다면 조사받고 수사받고 결과가 나오면 명예 회복을 하면 되는 것이고. 문제가 있으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19일 YTN라디오 더인터뷰)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결국 정치인은 선거로서 증명을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도 자신의 정치적인 말하자면 승부수를 다음 지선이나 내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던져봐야 되는 것이 아닌가 저도 이렇게 생각합니다."(17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지금 예를 들어 본인이 원내 진출을 하고 싶다. 그런 의도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국민의힘의 덩어리짐에 의존해 목표를 이룰 것이냐. 아니면 선명한 잣대로 대안 세력이 될 것이냐는 빨리 선택해야 되는 거거든요. 지금 국민의힘의 덩어리짐에 의존해 거기에 약간의 신선함을 끼얹어서 하겠다, 이거는 흔히 하는 선택인데 아주 흔하거든요."(17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박지원 민주당 의원-"지금도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은 공천 안 줘 전한길 줘. 장동혁은 이제 끝납니다, 정치 생명이. 저는 금년 내년 6월까지 정치 생명을 끝날 사람은 장동혁, 오세훈 이렇게 둘 보는데 정치 생명이 살아갈 사람은 한동훈으로 봐요."(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