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기업유치 서북부 집중, 균형발전 해법 시급

2025-11-18     
김태흠 충남지사, 김동일 보령시장, 김용호 웅천에이아이캠퍼스 대표가 18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AI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을 체결식을 갖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내 기업 유치가 충남 서북부지역에 집중되면서 시군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충남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충남 15개 시군에서 모두 342개 기업을 유치했다고 한다. 엄청난 성과를 올렸지만 기업 유치가 지나치게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 옥에 티다.

기업 유치를 시군별로 보면 천안과 아산 당진에 194개가 들어왔고 계룡·청양 각각 5개, 금산 4개, 부여 2개, 태안 0개에 그쳤다. 시군별 인구 양극화, 소득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유치마저도 '서북부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업 유치는 산업단지 조성 여부, 입지 조건과 교통 접근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겠지만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 1개의 기업도 유치하지 못한 지자체가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천안과 아산, 당진은 충남의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순위 1, 2,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도시다. 충남 인구 213만 명 중 3개 지자체 합계가 12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대기업들도 이곳에 집중돼 있다. 이는 곧 충남의 미래 성장판이 사실상 한쪽으로만 열려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의 행정력도 서북부 지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국립 치의학연구원 유치, 제2경찰병원 건립, 제2경찰학교 유치, 야구·K팝 돔구장 조성도 천안·아산의 발전과 직결된다.

입지 여건만 놓고 따지면 이해 못 할 것도 없지만 특정 지역에 행정력이 집중될수록 지역 간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 유치 격차는 곧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지방 소멸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금처럼 북부권의 독주가 이어지고 중·남부권의 침체가 계속되면 충남 전체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할 수 없게 된다.

한마디로 특정 지역의 성장만으로는 충남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 충남도는 지금이라도 낙후된 시군에도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교통 인프라 확충, 중·소규모 산업단지 조성, 전략산업별 특화 지원, 입주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 시군별 맞춤형 전략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준비는 하지 않고 입지 타령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