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고생했어!"…눈물·웃음 뒤섞인 대전 수능 종료 현장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제27지구 제35시험장인 대전 호수돈여고 앞. 시험 종료 한 시간 전부터 부모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교문을 바라보며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 송모(47) 씨는 "직접 시험을 치른 것도 아닌데 시원섭섭하다"며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부담 내려놓고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진호(50) 씨는 "이제 성인이 되는 길목에 서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시간이 시작된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시험 종료와 함께 굳게 닫혔던 정문이 열리자 수험생들이 쏟아져나왔다.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부모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임은샘(19) 양은 "최선을 다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수능이라는 큰 짐을 덜어 후련하다. 면접 준비가 남았지만 당장은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숨을 고르듯 말했다.
뒤이어 나온 고한영(19) 양은 "못 푼 문제가 아쉽다"며 "입시 기간 동안 제대로 쉬지를 못 해서 당분간은 연극 관람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푹 쉬고 싶다"고 했다.
같은 시각 제27지구 제33시험장 서대전고 앞 역시 긴장감 속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학부모들은 교문 너머를 바라보며 연신 자녀를 찾았고, 시험을 먼저 마친 학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모(40대) 씨는 "기다리는 내내 더 떨렸다. 올해는 2007년생도 많고 재수생도 많아 경쟁이 치열할까 걱정됐다"며 "아들이 잘 보고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민모(51) 씨도"부모 마음은 늘 아이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바라는 것"이라며 "아이가 '언제는 안 그랬겠냐'며 담담히 나와 더 대견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표정은 홀가분함과 아쉬움 등으로 표정이 엇갈렸다.
친구를 마중 나온 김원식(19) 군은 "수능이 끝나니 너무 홀가분하다"며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시험을 잘 본 거 같아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모(19) 양은 "생명과학이 조금 어려웠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수능 끝나고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해서 기대 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