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77% 사회탐구 응시…대입 가르는 '사탐런'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년도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자연계 학생들이 사회탐구 과목으로 몰리는 '사탐런' 현상이 올해 입시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사회·과학탐구영역 지원자 가운데 사회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학생은 77.3%(41만 1259명)다.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과학탐구영역 지원자 4명 중 3명은 사회 과목을 적어도 하나는 고른 셈인데, 이는 작년(62.1%)보다 무려 15.2%포인트(p) 높아졌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 692명(22.7%)으로 작년보다 7만 명 가까이 줄었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수험생들은 탐구영역의 사회 및 과학 과목들 가운데 최대 2개를 자유롭게 선택해 치를 수 있었는데 수험생들은 통상 진학하고 싶은 학교와 전공을 고려해 선택과목을 정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자연계열 진학 희망자에게 내걸었던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지난해부터 폐지하면서 자연계 수험생까지 사회탐구로 쏠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 대학 의대와 이공계 학과가 '과학탐구 필수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아예 없앤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 제한 완화·폐지의 본 취지는 문·이과 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과학탐구 학습 난도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은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탐구로 쏠리기 시작했고, 이는 남아있던 과학탐구 응시생들조차 사회탐구를 선택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모집단이 큰 과목을 골라야 수능 등급 확보가 비교적 쉬운 이유이다.
'사탐런 광풍'으로 올해 과학탐구 지원자의 경우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은 물론 정시 합격선 예측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회탐구 응시가 무조건 입시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회탐구 1·2등급 인원 자체가 늘면서 수능 최저기준 충족 숫자가 증가하고 과학탐구 응시생의 최저기준 충족 규모는 줄겠지만, 개인별 입시전략이 다른 만큼 사탐런이 무조건 대입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사탐런이 역대 최대 규모인 상황에서 탐구영역 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가 얼마나 발생하느냐에 따라 정시 지원에서의 유불리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