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충분히 이뤘다"…세종 수능 시험장, 조용한 응원 속 긴장감
6005명 응시…부모·선배·교사 '묵직한 격려의 하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세종시교육청 제29지구 제3시험장이 마련된 새롬고등학교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교문 앞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긴장과 응원이 교차했다.
예전처럼 정문 앞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응원전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부모들과 선배들의 애타는 마음은 변함없었다.
자녀들이 교실로 들어간 뒤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두 손을 모은 채 교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입실 마감이 임박하자 도시락을 두고 온 자녀에게 음식을 전하기 위해 서둘러 달려오는 부모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학교 졸업생 한 명은 "아는 동생을 응원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교문 앞을 지켰다"며 "당시 제 수능날이 생각나 긴장되면서도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롬동이 지역구인 김현옥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직접 응원 피켓을 들고 나와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파이팅, 시험 잘 보세요"를 외치며 수험생과 학부모를 격려했다. 조상호 전 세종시경제부시장도 현장에서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구연희 세종시교육감 권한대행도 이른 아침 시험장을 찾아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뜻 깊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끝까지 침착하게 자신의 실력을 다 발휘하길 바란다"고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올해 세종 지역에서는 총 6005명의 수험생이 16개 시험장에서 수능에 응시했다.
교육청은 수험생들이 안정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사전 시험장 점검과 함께 시험장 주변 교통 통제, 소음 관리, 긴급 상황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교육청은 누리집에 게시한 서한문에서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의 구절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를 인용해 "어렵고 힘든 날들을 견뎌 온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이뤘다"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루하루를 성실히 걸어온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응원 영상을 공개해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