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창간기획 충청의 길] '국토의 심장' 충청, 다시 비상하라

'사통팔달 교통망' 미래를 잇다

2025-11-10     정민지 기자
국토 중심부 충청권은 주요 교통망을 토대로 성장해 온 동시에, 신규 교통망의 부재로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교통축과 영호남에 집중된 국가 교통망 투자로 '사통팔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교통은 지역의 생명선이자 지방시대의 출발점이다. 수도권 일극체제 속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는 현재, 교통과 행정·과학·산업을 잇는 충청권에서 대한민국의 균형축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충청권 하늘길의 관문인 충북 청주국제공항에 비행기가 떠있는 모습.  김영태 기자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교통은 흔히 혈관에 비유된다. 흐름이 원활하고 고를수록 경제는 돌아가고 일자리는 생기며 도시는 활기를 얻는다. 단순한 이동을 넘어, 순환 여부가 한 지역의 존폐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충청권 역시 교통망을 토대로 성장했다.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가 교차하고,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관통해 물류와 인구 이동의 핵심 통로 기능을 갖췄다.

연결성과 접근성은 충청권을 교통과 산업·행정 기능이 결합된 중추 지역으로 발전하게 했다. 대전은 철도의 중심지로, 충북 청주공항과 충남 서해안 항만은 물류 허브 기능을 뒷받침하면서 인적·물적·경제적 자원의 확대를 이끌었다.

'교통의 요지' '사통팔달'은 충청권의 상징이자 성장의 배경인 셈이다.

이 같은 위상은 교통의 중심축이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국가 교통망의 투자가 영호남으로 쏠리면서 빛을 잃기 시작했다. 수도권 중심의 교통정책과 지역 불균형 심화, 타 권역 대비 낮은 정치적 영향력 등이 맞물려 충청은 영남과 호남 사이 통과지로 전락,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교통은 지역의 생명선과도 같다. 흐름이 막히면 인구 이동은 제한되고 유출은 가속화된다. 경제·교육·의료·문화 등 전 분야 산업도 함께 멈춘다. 교통망 확충이 지역의 생존 전략이자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로 불리는 이유다.

다행히도 충청권이 가진 잠재력은 유효하다.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행정·과학·산업을 잇는 메가시티의 방향성은 대한민국의 균형축을 재설계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지방시대의 출발점은 교통 거점에서 시작된다. 지역의 철도·공항·항만·도로가 연계된 통합 교통망이 구축될 때 한반도는 물론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교통의 순환이 다시, 충청에서 뛰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