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혁신?… 구연희 세종교육감 권한대행은 어떤 카드 꺼낼까

최교진 장관 미완의 숙제 해결자 프레임 안고 출발했지만 교육부 시절 각종 정책 이끈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아 안정 머물땐 세종교육 후퇴…교육부 연결 단기 성과 시급

2025-11-02     강대묵 기자
구연희 세종시교육감 권한대행. 세종시교육청 제공

'안정', '실험', '혁신'.

세종시교육청의 새 수장인 구연희 세종시교육감 권한대행은 미래교육을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까. 교육계 이목이 집중되는 시기다.

구 권한대행은 그간 시교육청을 거친 교육부 출신 부교육감과는 다른 범주에 속한다. '모두가 특별해지는 세종교육'의 미완 숙제를 남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대행자이자 해결자라는 프레임은 피할 수 없는 현실. 그럼에도 본인의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는 교육감 권한대행의 테이블은 고무적 위치다.

구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시교육청 공직자와 첫 대면인 부임식에서 "전 교육감님께서 추진하던 공약과 정책들이 전국적으로 선도적인 사례가 많다. 여러 사업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안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세종교육 성과는 직원의 전문성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 성과가 지속적인 긍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겠다"고 '실험'을 암시했다.

부임사에서 '혁신'을 내세우진 않았지만, 구 권한대행이 교육부 시절 걸어온 길은 혁신의 무대였다는 점이 비춰진다.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교육부 사회정책협력관, 평생미래교육국장, 지역인재정책관, 강원대학교 사무국장, 교육부 대변인을 지냈다.

평생교육국장 재직 시절 '온라인 교육 인프라의 개선'을 주도했고, 인재정책관 때는 지역 인재양성을 위한 각종 정책을 이끌었다. 특히 2023년 교육부 대변인 직급이 실장급으로 격상된 후 최초로 여성 1급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주목 받았다.

구 권한대행은 지난 7월 교육부 대변인 시절, 복귀 의대생 특혜가 빚자 "특혜 얘기보다는 아이들(학생들) 상처를 보듬고 어떻게 교육을 잘할지에 대해서 결정해야 할 때"라고 전하면서 논란을 일단락 한 바 있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구 권한대행은 온화하지만, 정책 추진에는 거침 없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교육계는 세종교육의 현실을 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다. 행정수도의 길을 걷는 세종시에서 '교육'은 도시 가치를 빛낼 가장 중요한 요소인 탓이다.

최 전 교육감은 연초 3대 핵심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기초학력 책임교육 강화 △생활·정서·학습 통합 지원 △교육활동 중심 학교 구현을 중심으로, 교육 혁신을 이끌겠다는 각오였다. 행정수도 세종이 가시화 된 현 시점, 3대 핵심 정책과제 그 이상의 '혁신'이 요구된다.

문제는 시간. 짧으면서도 긴 내년 지방선거 이전까지의 9개월을 안정에만 머물 경우 '혁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는 기존 정책과제는 연속성을 보이는 만큼, 국·과장들에게 권한을 최대한 부여하고, 혁신의 밑거름이 될 구 권한대행만의 단기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교육부 정책을 활용하면서 실행 속도를 높일 단기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조직 운영 및 행정 효율 개선'을 위한 정책을 비롯해 안전·급식·통학 등 즉각적 체감 효과가 있는 대상 발굴이 급선무다. 혹, 안정에만 머물 땐 '곧 바뀔 부감', '9개월짜리 리더'의 인식에 갇혀 혁신의 동력을 잃을 우려가 높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감 부재에서 등판한 구 권한대행은 '유지와 관리'의 중심 행정이 불가피하지만, 이 시기 세종교육이 후퇴할 수도 있다"며 "기존 신임 기관장들과 같은 행보를 보여선 안된다. 발 빠른 행정 추진으로 세종교육 혁신을 위한 디딤돌을 놓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