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그림자 실세, 서열 1.5, 성남 라인… 김현지 프레임에 갇힌 대통령실

2025-10-03     은현탁 기자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임웅순 국가안보실 안보2차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지난달 29일 자로 김현지 총무비서관의 보직을 제1부속실장으로 이동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정권의 실세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꼼수'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대통령실이 왜 하필 국감을 앞두고 김 실장에 대한 인사를 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힘, 국감 증인 피하려는 '꼼수'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14대 국회(1992년)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전례에 따라 김 비서관의 국회운영위 증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옥신각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의 보직을 제1부속실장으로 변경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1부속실장은 지금까지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습니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필이면 이번 인사는 김 비서관의 오는 15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 출석 건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던 상황에서 이뤄졌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에서 "국정감사를 눈앞에 두고 국감 출석 논란이 벌어지자 총무비서관에서 느닷없이 부속실장 인사 발령을 냈다"면서 "누가 봐도 김현지를 어떻게든 꽁꽁 싸매기 위한 김현지 '방탄인사'라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요즘 여의도 정가에서는 '만사현통'이라고 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모든 것은 김현지를 통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야당으로부터 '정권 실세' '서열 1.5' 'V0이냐'는 등 집중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시작을 앞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실장은 1998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때부터 이 대통령을 30년 가까이 보좌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때부터 경기지사, 민주당 대표, 대선 후보를 거치는 동안 숨은 그림자 실세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그럼에도 출신 학교 등 최소한의 신상조차 제대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우상호, "국회에 100% 출석한다"

이번 인사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뭔가 숨길 게 있는 게 분명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현지를 철통방어하는 이유는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비롯해 이 대통령이나 김혜경 여사에 대한 비밀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 핵심 참모들이 모두 나오는데 굳이 김 실장을 콕 찍어 증인채택을 요구하는 것은 정쟁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운영위 여당 간사인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김 비서관을 정쟁 도구로 삼으려는 의도에는 동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출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일 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불출석 논란은 매우 허망한 얘기다"면서 "김 부속실장은 국회에 출석할 거다. 100% 출석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본인이 국회에서 결정하는 바에 100%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현지 총무비서관 등 직원들과 오찬하는 모습을 22일 SNS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다만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말은 나오겠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애매합니다. 민주당이 거부하면 결국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데요. 김 실장이 실제 오는 15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참석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배현진, "왜 이리 무리수를 둘까"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그렇지요. 뭔가 감추고 있다라는 걸 본인들이 지금 자인한 거예요. 차라리 이번에 총무비서관으로서 국정감사에 나와서 내가 누구이고, 내가 무슨 일을 했고,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다라고 해버렸으면 괜찮은데요. 이걸 굳이 숨긴다? 왜?"(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오죽하면 야당에서 무슨 김현지가 절대 지존이냐 할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이런 일이 바로 이재명 정부가 스스로 몰락해 가는 징후를 만들고 있다고 보여집니다."(29일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그 정도로 세긴 센 것 같아요. 지금 국회의원들이나 이런 사람들도 감히 김현지 비서관 앞에는 함부로 얘기도 못하고. 지난번 강선우 여가부 장관이 사퇴하는 것도 아무도 그걸 설득하거나 말릴 수 없을 때 이분이 나섰다고 그러지 않아요."(30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조희대 대법원장은 어떻게든 국회에 세우려 하면서 김 비서관은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보직까지 바꾸려는 정부·여당의 이중적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장보다 더 특별한 대우를 받는 총무비서관이라니~."(29일 페이스북)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비서실장인 강훈식 실장까지 능가하는 성남 실장 성남 라인이 아니냐는 그런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 이분을 국정감사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한 게 자명해 보이는 이런 일들을 왜 갓 출범한 정부에서 이렇게 무리수를 둘까. 기이하다. 어떤 분이시길래."(3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전현희, "너무 과대망상적인 주장"

■전현희 민주당 의원-"대통령실이 국감을 의식해서 인사를 이렇게 변경을 했고 자리를 바꿨다. 이런 주장은 너무 과대망상적인 주장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들고 김현지 비서관이 가장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재적소의 인사 재배치를 한 것일 뿐이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30일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

■조정식 민주당 의원-"지금 김현지 실장을 굳이 국민의힘에서 나오라는 것은 저는 결국은 뭐냐 하면 정쟁 청문회 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걸 통해서 대통령 흔들기를 하겠다. 그래서 사실 이건 약간 적절하지가 않지요. 저는 부당하다고 생각해요."(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부속실장이 국감장에 나온 적은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 마치, 마치 그거 하나가 이번 국정감사의 목표인 것처럼 까지 한다면 당사자가 그러면 제가 나가겠다,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안 나올 이유는 없거든요."(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박지원 민주당 의원-"제가 한번 전화해 봤어요. 야, 총무비서관 하면서 국회에 나가지 왜 안 나가려고 그래? 그랬더니 자기는 안 나간다는 얘기 안 했대요. 그리고 나가서 당당하게 얘기하겠다. 상당히 전의에 불타던데. 야무지게 할 거예요."(3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박상혁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너무 좀 과도한 해석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다음에 김현지 지금 부속실장은 제가 알기로는 처음부터 국회에서 정해주면 정해준 대로 따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저는 알고 있거든요."(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