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칼럼] 팔꿈치 통증, 외측상과염 가능성

2025-08-31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일본 골프 여행을 홍보하는 광고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훗카이도 등 일본 북단의 경우 한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물며 시원한 기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여행사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일본 여행 예약률이 전년 대비 204%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여행업계는 국내의 경우 골프 라운딩만으로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반면, 일본에선 같은 비용으로 숙박과 식사, 온천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여행과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고 있다.

다만 골프는 반복적인 스윙 동작으로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라운딩을 마친 뒤 팔꿈치 바깥쪽에 찌릿한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공을 치는 동작이 반복되면서 힘줄에 염증이나 미세 손상이 생기는 것이다.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기 쉽지만, 통증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외측상과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외측상과염은 흔히 '골프 엘보', '테니스 엘보'로 불리며, 손목과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대표적 과사용 증후군이다. 팔꿈치 바깥쪽 뼈 돌출 부위에 붙은 손목폄근군, 단요측수근신근에 미세 손상이 생기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물건을 들거나 손목을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해당 부위를 누르면 압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스포츠 직종뿐 아니라 사무직, 요리사, 미용사 등 팔과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가볍게 넘기다가는 만성으로 진행돼 수개월간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외측상과염을 침·약침·추나·한약을 병행하는 한의 통합 치료로 상태를 호전시킨다. 먼저 침 치료는 곡지(曲池), 수삼리(手三里), 열결(列缺) 등 팔꿈치 주변 경혈을 자극해 기혈 순환을 촉진하고 염증을 줄인다. 약침은 한약 성분을 병변에 주입해 어혈을 제거하고 통증을 빠르게 완화한다. 근막 유착이 확인되면 추나요법으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회복을 돕는다. 환자의 체질에 따라 기혈을 보강하거나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외측상과염 치료 가운데서도 침 치료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팔꿈치 질환 환자의 한의 치료 가운데 침 치료가 31만여 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외측상과염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일상 속 반복된 동작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때문에 평소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올바른 사용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골프 전후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미리 이완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취미와 여가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내 몸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