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거장들의 만남: 만남이 역사를 만들다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서 예술가들은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음악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당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심적 교감, 대문호 괴테와 이름 자체가 클래식 음악인 악성 베토벤의 만남 그리고 최고의 연주자 리스트와 최고의 작곡가 브람스의 만남 속에서 거장들은 각기 다른 예술적 시선과 방식으로 클래식 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바흐와 헨델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두 대가로, 같은 시대에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음악적 경향은 크게 달랐다.
이들은 생전 직접 만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로의 음악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품고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바흐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이를 통해 그는 오라토리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론 헨델도 바흐의 복잡한 다성음악과 기악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런던에서 활동하던 헨델과 라이프치히에 머물던 바흐는 각자의 작품을 통해 서로의 음악적 유산을 공고히 하며, 깊은 존경을 나누었다.
고전시대로 넘어가면, 베토벤과 괴테, 그리고 그들의 작품 '에그몬트'가 주목받는다. 괴테의 희곡 '에그몬트'는 1788년에 발표되어 네덜란드 영웅 에그몬트의 비극적 싸움을 다룬다. 이 작품을 통해 베토벤은 강렬한 감명을 받고, 1809년에는 '에그몬트 서곡'이라는 유명한 기악곡을 작곡한다. 이후 두 사람은 1812년에 우연히 만남이 성사되었다. 하지만 서로의 스타일 차이로 인해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예술적 차이보다도 성격상의 소통 문제로 긴장감이 높았다는 기록이 있어, 둘의 성격 차이를 통한 교류 또한 흥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만남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예술적 교류의 상징이 되었다.
낭만시대에서의 브람스와 리스트의 관계는 클래식 음악의 발전에 중대한 전환점을 가져왔다. 브람스는 1853년 리스트의 연주회를 듣기 위해 빈을 방문하며 리스트의 음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리스트는 이미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자리 잡고 있었고, 브람스의 작품에서 고전적 형식과 낭만적 선율의 공존을 높이 평가받고 있던 중이었다. 리스트는 브람스에게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고, 이 만남을 통해 브람스는 작곡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리스트는 브람스의 작품을 연주하며 조언을 주었고, 이를 통해 브람스는 자신만의 독창적 스타일을 확립하였으며 고전 음악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이끌었다. 반면, 리스트는 낭만주의 음악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거장들의 만남은 클래식 음악사에서 조그마한 사건이 아닌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된다. 그들의 교류는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에도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음악적 전통과 혁신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위대한 작곡가들의 관계는 클래식 음악의 풍부한 유산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있다.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전통 없는 예술은 목자 없는 양떼와 같고, 혁신 없는 예술은 시체와 같다"고 말했다. 전통과 혁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음악 세계의 깊이를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거장들의 만남은 클래식 음악의 발전과 변혁을 이끈 중요한 기록으로 남아, 오늘날에도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다. 장광석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전임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