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ABCDQR' 을 아십니까
지난 4월 대전광역시 공무원 대상으로 특강을 시작하면서 "ABCDQR'을 아십니까?" 라는 직구성 질문을 던졌다. 놀랍게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대한민국 과학수도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강조하는 구호를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대전시는 일류 경제도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ABCDQR' 즉 Aerospace(항공우주), Biohealth(보건의료), Chip(반도체), Defense(국방), Quantum(양자), Robot(로봇)을 강조하고 있는데 말이다. 당면한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 대덕연구단지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등이 있어 Energy(에너지)를 포함한 'ABCDEQR'이 될 필요가 있다.
대덕연구단지는 1973년 과학입국(科學立國)을 목표로 조성되어 53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1993년에는 대전과학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05년부터 대덕연구단지는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연구 결과물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진화했다. 대전은 세계과학도시 총회, 각종 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행사 개최로 국제과학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최근 정부출연연구소에서 매년 300여 명의 고경력 과학자들이 정년으로 퇴직하고 있어 이들의 퇴직 후 활용도 중요하다.
중국은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세워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 7개 분야에서는 딥시크 등 세계 최대기업이 등장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중국은 일관된 과학기술정책과 과학인재 양성을 적극적으로 펴고 공산당 리더부터 솔선수범하여 첨단 과학기술을 지지하고 공부하고 있어 부러울 정도로 우리와 대조적이다.
글로벌 과학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우리가 당면한 '저성장 고착화'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국제 경쟁력 있는 첨단 과학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학수도 대전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 구청장은 정당에 소속된 정치인으로 일종의 비정규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규직 공무원의 혁신적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전이 진정한 글로벌 과학수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과 산학연관 관계자 모두가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대전이 진정한 '대한민국 과학수도 일류 경제도시 대전'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시민 모두가 투철한 과학정신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 공무원 역량 강화를 위한 대전인재개발원의 커리큘럼 내용도 첨단 과학기술 중심으로 대폭 개편될 필요가 있다. 시민교육을 위해서는 1호선 도시철도역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장소에 상설 강의가 개설될 필요가 있다. 은퇴하는 고경력과학기술인은 경제적인 수입을 원하기보다는 축적된 과학기술 역량을 국가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과학강연, 중소기업지원 기회를 좋아할 것이다.
둘째,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을 위한 과학교육과 진로 멘토링이 필요하다. 지금도 대전광역시교육청, 유성구청,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지원으로 초중고 과학진로 멘토링과 과학강연이 실시되고 있지만 이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찍부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교육은 지속적 국가사회발전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초중고에 과학 분야별 복수의 은퇴과학자를 배치하여 상시 과학강연과 과학진로 멘토링을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지속적인 과학기술 역량 강화와 대중화를 위해서 대전광역시, 대전광역시교육청, (사)고경력과학기술연우총엽합회, 대전상공회의소 등이 협력하여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전광역시의회, 구의회는 예산이 뒷받침되고 효용성 있는 필요한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전국에서 과학수도 대전을 찾아 첨단 과학강연을 듣고 국립중앙과학관도 방문하고 성심당을 찾으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과학기술 기반의 지속 가능한 사회와 국가건설은 우리의 시대적 숙명이기 때문에 과학수도 대전에서부터 과학대중화와 과학진로 멘토링이 활성화 되길 소망한다. 곽상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