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해마다 반복되는 대형산불, 대부분 인재다
충남 최근 10년간 382건 발생…임야 2088㏊ 피해 입어 산불원인 입산자 실화·논밭두렁 소각 등 부의가 77.7% 달해 기후변화로 산불위험 시기 확장…국민 모두 안전의식 가져야
봄철을 맞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산불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과 22일에 발생한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울산 울주 등 피해지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 이어 22일 경북 의성 등에서 잇따라 산불이 나면서 27일 오전 6시 기준, 26명이 사망하고 중상 8명, 경상 2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 또 주택 117동을 포함한 시설물 325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2만 4000여명의 주민이 인근 체육관, 학교 등으로 대피했고, 이후 귀가자를 제외하면 9300여명이 여전히 미귀가 상태다.
이날까지 산림피해면적은 3만 6009㏊로 집계돼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 2만 3794㏊를 1만 ㏊ 이상 넘어섰으며 아직도 진행중이어서 그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남지역도 대형 산불의 안전지역이 아니다. 지난해 4월 2일 홍성군 서부면 중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봄철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3일간 이어져 피해면적으로 보면 역대 10위권에 해당하는 엄청남 피해를 남겼다.
이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서부면 전체면적 5582㏊의 26%인 1454㏊에 달하고 서부면 임야 면적의 70%가 소실됐으며 서부면 33개 마을 중 28개 마을과 인근에 위치한 결성면 3개 마을이 피해를 입었다.
다행이 이 산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53가구 9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같은 시기 보령과 부여에도 산불이 발생해 보령 7가구 13명, 부여 3가구 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이들 3개 시군에서 주택 63동, 농축산시설 238건, 가축 6만 8335두가 피해를 업었으며 공공시설 3만 884개소, 사유시설 4119개소가 소실돼 340억 2200만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충남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382건으로 해마다 36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시기별로 보면 4월이 111건으로 가장 많고 3월 99건, 2월 46건 순으로 전체 산불의 65% 가까이가 2-4월에 집중됐다.
원인은 △입산자 실화 178건(46.6%) △논밭두렁·쓰레기 소각 72건(18.8%) △담뱃불 실화 32건(8.4%) △성묘객 실화 15건(3.9%) △기타 85건(22.3%) 등으로 77.7% 사람들의 부주의에 의한 실화로 나타났다.
충남도는 올해 산불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기 위해 임차헬기를 기존 3대에서 5대로 늘려 홍성·논산·천안·보령·서산에 전진 배치해 산불 취약시간대 계도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또 산림청·군부대 등 도내 전역에 있는 헬기(24대)와 공조체계를 가동해 산불발생 시 초기부터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와 함께 산불감시원·산불예방진화대원 등 산불종사원 1605명 배치, 진화차 209대·동력펌프 83대 등 진화장비 구축, 감시카메라 127대를 이용한 상시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산불 위험은 20세게 후반(1971-2000년) 대비 최대 158%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반도의 기온이 1.5-2도 상승시 겨울철 산불기상지수의 상승이 가장 뚜렷해 봄철 산불위험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림청이 지난 1981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간 산불 발생 일수와 발생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산불 위험 시기도 점점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은 한번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를 입기 이전과 같이 복구되는데 최소 수십년이 걸린다. 산불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산불은 사람들의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최근 경북과 경남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산불도 아직 조사가 된 것은 아니지만 성묘객의 부주의 등으로 인한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나는 괜찮겠지 하는 잠깐의 안일한 행동이 수십년을 키워온 산림을 초토화 시키고 인명까지 앗아가고 있다. 우리모두 주의 또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이권영 충남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