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충청인과 윤석열 대통령의 애증관계
비상계엄에 충청권 출신 인사들 연루 대통령 비서실·경호처도 충청권 포진 조기대선 치러질 경우 충청인의 선택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 변론이 지난 25일 끝나면서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만을 남겨놓고 있다.헌법재판소는 최후 변론 2주를 전후해 대략 3월 중순께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기각보다는 윤 대통령의 파면에 무게를 두면서 조기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충청이 고향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번 비상 계엄과정에서도 충청권 출신 군인들이 직간접적으로 여러명 연루돼 있다.
대통령실과 경호처에도 충청권 인맥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고, 변호인단에도 충청권 출신들이 합류해 있어 충청권의 민심은 복잡하다.
여론조사가 기관마다, 조사 시기에 따라 '탄핵 찬성과 반대', '정권유지와 정권교체' 여론이 시시각각으로 출렁이고 있다.
그 만큼 충청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고, 복잡하다는 반증이다.
윤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16,394,815표(48.56%)을 득표해 16,147,738(47.83%)을 얻은 이재명 후보에 247,077(0.73%)표 차이로 힘겨운 승리를 했다.
전국적으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지만, 선거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서 윤 후보는 전국 평균 보다 훨씬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이재명 후보는 충청권에서 1,600,143표를 얻었지만, 윤 후보는 1,747,755표를 득표해 이 후보 보다 147,612표를 더 얻어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후보간 충청권에서 얻은 권역별 득표 현황을 보면 ⃤ 대전 이재명 434,950(46.44%), 윤석열 464,060(49.55%) ⃤ 세종 이재명 119,349(51.91%), 윤석열 101,491(44.14%) ⃤ 충북 이재명 455.853(45,12%), 윤석열 511,921(50.67%) ⃤ 충남 이재명 589,991(44.96%), 윤석열 670,283(51.08%)이다. 윤 후보는 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4~6% 차이로 승리했다.
충청권에서 윤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준데는 나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022년 2월15일 후보들은 출정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했다.
당시 유력후보였던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영남권, 특히 대구로 향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날 대전을 방문해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첫 번째로 대전을 방문했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여러분을 찾아뵀다"며 첫 유세를 시작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가장 먼저 대전을 방문한 윤 후보는 "충청은 나라의 중심이고 어려울 때 늘 중심을 바로 잡은 곳이다. 압도적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후 몇차례 계속된 충청지역 유세에서 "충청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충청의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충청도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부친인(故 윤기정 전 연세대 명예교수) 고향이 충남 공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충남에서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는 51.08%를 얻어 44.96%를 이 후보 보다 6.12%P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충청 출신인 윤 대통령이 취임해 충청권의 지역발전과 충청권 인사 등용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충청인들이 만족할 만한 지역발전이나 충청권 인사 등용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일 월요일 30번째 민생토론회를 충남 공주 아트센터 고마에서 주관했다. 당시 공주 시내는 윤 대통열의 공주 방문을 축하하는 현수막으로 도배를 할 정도였다.
민생 토론회를 마친 윤 대통령은 인근의 공주산성시장 방문해 "공주가 제 아버지 고향이니 제 고향이나 다름없고, 여러분께서 저를 공주의 아들로서 늘 응원해 주신 덕분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내 라디오방송국 부스를 찾아 1일 DJ를 자처하며 "여러분들 저 믿으시죠?"라고 시장 상인들에게 멘트를 했다.
그러던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11일 후 지난 14일 국회 탄핵안 가결로 파면이냐 기각이냐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윤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이 치러지면, 충청인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