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버팀목 향토기업] 전국서 체인점 운영… 프랜차이즈 첫 '백년가게' 이름 올려

대전 은행동서 창업… 대형마트 등 납품·해외수출로 年 매출 400억 국산육만 사용 40년간 변함없는 맛… 다양한 직원 복지혜택도 눈길 신신자 장충동왕족발 대표

2025-02-10     박계교 기자
장충동왕족발은 현재 전국 100여 개 체인점과 대형마트, 식자재, 온라인, 군납, 해외수출 등의 유통으로 연 4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사진은 충북 청주시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김영태 기자

◇장충동왕족발

1986년 대전시 은행동에서 창업한 장충동왕족발은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족발 프랜차이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족발생산 국내 최대규모의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또, 수입육을 혼용하지 않고 오직 한돈 100%를 사용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로부터 '한돈BI인증'도 획득했다. 현재 전국 100여 개 체인점과 대형마트, 식자재, 온라인, 군납, 해외수출 등의 유통으로 연 4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민음식의 대중화와 고용창출을 실천, 외식산업의 모범이 되고 있는 장충동왕족발은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바른 먹거리를 고집하고 있다. 2020년 프랜차이즈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본사는 대전시에, 생산공장은 충북 청주시에 있다. 임직원은 170여 명에 이른다.


◇업계 부동의 1위

장충동왕족발이 40년을 이어오면서 업계 부동의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모두가 좋아할 만한 '무향무취'의 표준 맛에 있다. 돼지의 향과 냄새는 없애면서 족발 특유의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표준화한 것. 인체에 해가 되는 화학첨가물은 뺀 대신 자연적인 맛에 집중했다. 아무리 바른 먹거리라 해도 맛이 없으면 시장에서 외면당하기 일쑤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맛은 기본으로 지킨 게 장수의 비결이다. 한때 자극적인 맛에 길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맛이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러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마니아층이 두텁게 생겼다. 5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 사용으로 미네랄 함량을 높이면서 나트륨 함량을 낮췄고, 염산 분해로 만든 산 분해 간장(시중 간장)이 아닌 자연발효로 제조한 양조간장을 사용하고 있다. 직접 담은 메주로 제조한 양조간장은 나트륨 성분이 낮고, 깊은 맛을 더해준다. 피 빼기 작업시 칠러를 사용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최종제품에 대한 표면 살균을 실시, 제품의 변질을 막고 있다. 매 과정마다 육수를 필터링해 기름기를 제거하는데, 이 과정을 거쳐 트랜스지방과 벤조피렌이 불검출되며 직화 조리가 아닌 스팀조리로 육수의 탄화현상을 방지한다. 여기에 전문 육가공업체와 계약 및 수급을 해 신선한 국산육을 사용,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현재도 더 맛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장충동왕족발의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상품

"누군가 다른 사람이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 브랜드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신신자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은 문어발식 사세 확장을 위한 브랜드 개발보다는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팠다. 상품이 많지는 않지만 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준 알짜배기 상품이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쫄깃한 미니족 부위만 따로 드실 수 있는 '미니족발', 와사비믹스가 들어있어 독특하게 즐길 수 있는 '슬라이스족발', 국내산 돈지, 돈혈, 돈피로 만들어 더욱 맛있는 '찰순대', 국내산 돼지고기 함량을 높여 맛이 일품인 '고기순대', 머릿고기 함량을 높여 더욱 쫄깃하게 만든 '머릿고기'와 '편육'이 대표적이다. 마트와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편육, 족발, 고기순대 등 3종세트, 족발&편육세트, 족발&수육세트, 머릿고기&홍어무침 등 3종세트, 쫄깃한편육 & 부드러운 순살족발 등 2종세트, 편육과 순살족발 등 2종세트도 가격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인기품이다. 여기에 전국 장충동왕족발 체인점에서 더 풍성한 족발과 보쌈을 맛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장충상회'를 검색하면 장충동왕족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이 모든 상품을 만날 수 있다.


◇3無

바른 먹거리를 핵심가치로 내건 이 회사는 매년 3無(무)를 지키려 부단히도 애쓴다. 1無는 식약처에 단 한 건의 식품 사고로 처벌을 받지 않는 것. 2無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점과 단 한 건의 분쟁도 신고 되지 않는 것. 3無는 고용노동부에 단 한 건의 민원도 제기되지 않은 것 등이다. 3無만 지킬 수 있으면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기업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는 신신자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하는 약속이기도 하지만 고객들에게 하는 약속이기도 하다. 수십 년간 이러한 방침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제품을 좋게 만드는 것도,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것도 직원들이기에 이 회사는 3無를 지킨 직원들에게 매년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특별상여금' 제도다. 창립기념일인 2월 19일 전년도 결산을 한 후 수익금의 30%를 직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30%를 나눴기에 회사가 70%를 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장기적인 목표는 '특별상여금' 1000%가 목표란다. 여기에 직원들이 육아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자체 어린이집도 운영 중이다. 매년 국내·외로 떠나는 여행도 직원들이 반기는 복지혜택이다. 신 대표이사는 젊은 직원들을 위해 반값아파트도 구상하고 있다. 결국 품질이 좋은 제품은 행복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신뢰

납품을 받는 협력업체와 신뢰를 강조한다. 물품 대금은 대부분 현금결제를 해준다. 한 달에 세 번을 결제하는데, 이런 식이다. 1-9일은 10일에, 11-19일은 20일에, 21-29일은 30일에 대금을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내일 사업을 그만 두더라도 단 한 명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 이런 결제 시스템은 장충동왕족발에도 이득으로 돌아왔다. 결제시스템이 단순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납품업체와 신뢰를 돈독하게 쌓는 동시에 월말 결산이 필요치 않아 직원들의 업무량을 대폭 줄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업무의 효율성은 결국 경쟁력으로 돌아온 셈이다. 
 

 

"바른 먹거리 찾아 살아온 인생"
신신자 대표이사는 "'베스킨라빈스' 창업주의 아들인 '존 로빈슨' 씨가 쓴 아이스크림의 유해성을 알린 '음식혁명'과 일본에서 알게 된 '미우라 아야코' 선생의 이웃을 배려해 내 이익을 줄이는 마음을 배우면서 '바른 먹거리'를 마음에 담았다"고 밝혔다. 김영태 기자

신신자 대표 인터뷰

'깨달음'이다.

신신자 장충동왕족발 대표이사가 사람 몸에 해롭지 않은 바른 먹거리를 찾으려 끊임없는 연구를 고집하는 데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 동래점을 운영하던 그가 2001년 어려워진 회사를 인수하고, 경영을 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을 땐 남모를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우직하게 버텼다. 그리고 그의 경영철학에 '바른 먹거리'가 자리를 잡았다. 빠른 성장을 포기하고 천천히 가더라도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감사한 고객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에 올인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그 깨달음은 바른 먹거리로 이어져 지금까지 한 우물만 파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 이후 오롯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는 첨가물을 뺀 바른 먹거리를 고객들에게 내놓겠다는 뚝심은 변한적이 없다. 비록 바른 먹거리를 선택하면서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바른 먹거리의 중요성을 깨달았기에 양보도 타협도 할 수 없었던 그다.

신 대표이사는 "어느 교수의 추천으로 읽게 된 '베스킨라빈스' 창업주의 아들인 '존 로빈슨' 씨가 쓴 아이스크림의 유해성을 알린 '음식혁명'과 일본에서 알게 된 '미우라 아야코' 선생의 이웃을 배려해 내 이익을 줄이는 마음을 배우면서 '바른 먹거리'를 마음에 담았다"며 "좋은 책을 읽고 정보를 얻으면서 바른 먹거리를 찾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찾아 다녔다.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는 오로지 바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인생을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 먹거리가 비록 회사 성장에는 다소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그의 판단을 옳았다.

그는 "바른 먹거리를 위해 회사의 성장을 포기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바른 먹거리에 올인을 했다"며 "고객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기에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바른 먹거리를 만들려는 노력을 했고, 그러면서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우리보다 뒤늦게 창업한 다른 프랜차이즈 본사가 엄청 성장을 하다가 결국 망했지만 우리가 아직도 살아남은 이유"라고 했다.

신 대표이사의 마지막 도전은 '바른 먹거리 타운' 조성이다.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넘겨줄 것인가에서 '바른 먹거리 타운'의 고민이 시작됐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지난 20년 간 해발 800m에 조성할 '바른 먹거리 타운' 적합지를 찾느라 전국을 많이도 돌아다녔다. 이제, 어느 정도 면적의 토지를 확보, '바른 먹거리 타운'에 시동을 걸려한다.

신 대표이사는 "라이프스타일을 존중받으며 성장한 가축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없어 자라는 아이들에게 제공할 최고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바른 먹거리 타운이 나의 또 다른 꿈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는 그 자체가 자라나는 아이들을 좋은 인재로 키울 수 있는 기본이 되는 일이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릿광대로 비춰질 수 있겠으나 이게 진실이기 때문에 나는 포기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