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시야비야] 그럼 민주당은 잘했나?

정당지지율 계엄 이전으로 회귀 민주당 의원들 갈수록 안하무인 나훈아의 일침 반드시 새겨 듣길

2025-01-16     은현탁 기자
은현탁 논설실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이 정치 상황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여야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고, 조금만 오만하게 굴어도 곧바로 경고장을 날린다. 민심은 여론조사로 나타나는데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004명(무선 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36%, 국민의힘 34%로 나타났다.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인 지난해 12월 17-19일 조사와 비교할 때 국민의힘은 10%p 상승했고, 민주당은 12%p가 빠졌다. 불과 3주 전만 하더라도 더블 스코어로 벌어졌던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들어온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5월 2주 차 조사에서 34%를 찍은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여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고, 한때 민주당을 지지했던 중도층까지도 국민의힘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코 국민의힘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 민주당이 탄핵 국면에서 신뢰감 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탄핵 몰이'에만 정신이 팔려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을 가결시켰고, 이달 7일에는 최상목 권한대행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탄핵하고 고발하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2년 8개월 동안 대통령, 국무총리, 행안부장관, 법무부장관, 감사원장, 방통위원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대상으로 무려 29차례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6건에 비해 거의 5배나 많은 수치다. 이 정도면 거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탄핵 제도를 농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이 '내란특검법안'에 외환죄까지 포함한 것도 무리수다. 해외 분쟁지역 파병, 대북 확성기 가동, 대북전단 살포 확대, 무인기 평양침투, 오물풍선 원점 타격까지 수사대상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윤 정부가 해외에 파병한 사실이 없는데도 해외 분쟁지역 파병을 외환죄 대상에 넣은 것은 그야말로 이해불가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외환 혐의에 포함해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도 갈수록 안하무인이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7일 "윤석열은 법원에서 내란죄로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했고, 서영교 의원은 6일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여당 의원들을 겨냥해 "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불법을 자행한 내란 공범"이라고 몰아붙였다. 내란죄는 치열한 법률적 다툼이 예상되고, 여당 의원들을 무작정 내란 공범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지나친 정치공세다.

전용기 의원은 지난 10일 "커뮤니티,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충분히 내란 선전으로 처벌받는다. 단순히 일반인이어도 단호하게 내란 선동이나 가짜뉴스로 고발하겠다"고 말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포털 댓글과 카카오톡 대화까지 들여다보고 입맛에 맞지 않으면 '내란선전죄'로 고발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윤 대통령이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백번 잘못이지만 민주당이 '내란죄'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건 더 큰 문제다. 국민가수 나훈아가 은퇴 무대에서 "왼쪽 니는 잘했나"라고 했는데 바로 민주당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