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기업 중심 생태계 구축… 충청권을 최대 산업지역으로
④ 지역 버팀목 '향토기업' 첨단산업 상장기업 배출 기술력·자족기능 강화 경제 활성화 첫걸음
지역 기업 중심의 생태계 구축을 통한 충청권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향토기업 육성·성장을 통해 지역 내 자족 기능을 강화하고, 바이오·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 상장기업을 지속 배출해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대전의 상장기업 수는 62곳으로, 1년 만에 12곳(24%)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상장기업(2824곳)의 2.2% 수준이다. 올해 15곳이 추가로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구(57곳)를 앞지른 데 이어 부산(82곳)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시가총액 규모면에서는 대전 상장기업이 총 57조 1383억 원으로 광역시 중 1위에 올라있다.
특히 지역 상장기업 대부분이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권이 첨단산업 기술력 확보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최근 대전일보·대전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2025 대전 신년조찬회' 자리에서 "충청권에 위치한 바이오 기업들이 대내외적으로 큰 성과를 내면서 명실상부 충청권이 '바이오산업 중심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며 "바이오 산업에 몸담은 기업인으로서,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지역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상장기업의 증가로 기술 선도는 이뤄내고 있지만, 향토기업 규모 자체가 작아지면서 지역 경쟁력 확보 부문에서 뒤처지는 셈이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대전지역에 본사 또는 본점을 둔 사업체 수는 총 1950곳으로, 전년(2064곳) 대비 114곳(6%) 줄었다. 같은 해 충남지역에 본사·본점을 둔 사업체 수는 3398곳으로 전년(3544곳) 대비 146곳(4%) 감소했으며, 충북 또한 2361곳으로 전년(2528곳)보다 167곳(7%) 줄어들었다.
지역 기업 규모는 타 지역과 비교해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대전 본사·본점 사업체 수는 울산(1475곳) 다음으로 하위권을 기록 중이다. 부산이 5582곳으로 가장 많으며, 인천 3769곳, 대구 3041곳, 광주 2200곳 순이다. 매출액 전국 상위 1000위 안에 든 충청권 기업은 지난 2019년 69곳에서 2020-2021년 76곳으로 증가했다가 2022-2023년 67곳으로 감소했다.
지역 경제계는 기존 향토기업이 겪는 부족한 산업용지 등 문제 해결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뿐만아니라 새로운 향토기업 탄생을 위해 세제 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자족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의 증가는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질적 성장은 양적 성장이 수반돼야 더 효과를 나타내는 법"이라며 "새로운 향토기업을 육성하고 기존 향토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 생태계' 조성이 선제된다면 충청권은 높은 기술 경쟁력과 자족 기능을 갖춘 최대 산업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