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시민과 소통… 지방의회 역할·기능 강화 최선"

30여년 만에 최초 여성의장 선출, 큰 자부심·책임감 느껴 완전한 인사권 독립·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 등 온힘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 대담=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2024-10-10     윤평호 기자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이 시의회 의장실에서 가진 김정규 대전일보 천안아산취재본부장과 대담에서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과 의회 청렴도 향상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천안시의회 제공

충남 기초의회 중 가장 큰 규모의 천안시의회는 1991년 제1대 천안시의회 전반기 의장부터 9대 전반기 의장까지 재임 포함 총 17명 의장을 배출했다. 열 여덟 번째 의장은 두터운 '유리천장'을 뚫고 첫 여성의장이 나왔다. 김행금 9대 천안시의회 후반기 의장이다. 여성의장으로 섬세함 속에 추진력도 갖춘 김 의장은 후반기 의회 운영방향으로 청렴하고 투명한 의회, 완전한 인사권 독립,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 전문성 강화를 제시했다. 제273회 천안시의회 임시회가 14일 개회하는 가운데 김행금 의장을 만나 의회 운영 구상을 들어봤다.


-천안시의회 최초 여성의장이 나오기까지 30여 년 걸렸다.

"최초 여성의장으로 선출됐다는 데에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녹록하지 않다. '하면 된다'가 제 좌우명이다. 몇 해 전부터 여성으로 꼭 초대의장을 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앞으로 여성이 가진 섬세함과 포용력, 그리고 저의 강점인 추진력을 바탕으로 시민 동료의원, 행정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천안시와 천안시의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 정치인으로 평소 소신과 철학을 소개해 주신다면.

"시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 무엇이든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기초의원으로 성실하게 천안시민만을 바라보고 걸어가며 풀뿌리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저의 꿈이다. 그 꿈을 버리면 김행금이 아니다. 그동안 제가 맡은 읍면동의 단체들 회의에 거의 다 참석하려고 노력했다. 참석한 시민들에게는 "일을 하라고 뽑아 주셨으니, 일을 많이 시켜 달라"고 이야기했다. 민원처리도 여성의 꼼꼼하고 섬세한 장점을 살려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


-3선 의원으로 그동안 의정활동에서 보람됐던 일을 꼽으신다면.

"의장이기에 앞서 시의원으로 시민들을 만날 때, 시민들이 웃을 때,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 건설산업위원회에서 위원으로 있을 때는 민원이 있어 현장을 나가면, 두시간 넘게 시민분들과 시골마을 곳곳을 다니면서 소통했다. 그러면, 민원박사 답게 온몸이 뜨겁고 따가웠지만 시의원의 본분인 현장에서 답을 찾는 과정 자체로 흐뭇했다."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의 하나로 '완전한 인사권 독립'과 '예산결산특별위 상설화'를 을 언급하신 까닭은.

"인사권은 의회의 중요한 권한 중 하나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시행이후 의회 자체적으로 사무관 승진이 있었고 정책지원관을 선발했다. 하지만 아직 의회의 조직권은 갖고 있지 않아 완전한 독립이라고 할 수 없다. 완전한 인사권 독립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통해 사무국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업무능력 향상을 이끌어 의원님들의 활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도록 하겠다.

예산은 시민들 생활과 천안시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상설화를 통해 소속 의원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위원회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을 도모하도록 하겠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 시기는 의원들과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국민권익위의 2023년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결과 천안시의회는 하위권인 4등급에 속했다. 의원들 성비위 사건도 연이어 발생했다.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계신가.

"2023년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결과는 의회차원에서 청렴도 점수가 낮게 나온 이유에 대해 의회 구성원들과 함께 살펴 보고 고민하면서 등급 상승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시행토록 하겠다. 아울러 다양한 노력을 통해 청렴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각별히 힘쓰겠다. 의원들 성비위 사건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하고, 징계가 필요한 경우 또한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게 하겠다. 신중하고 원칙에 따라 처리함으로써 조직의 신뢰를 유지하고 피해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방향을 모색하겠다."


-지방의원 해외연수가 의정활동에 실질 도움 되게 하는 등 의원들의 전문성 신장 방안으로 고민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해외에 나가서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시각을 넓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회의원보다 지방의원들이 해외에서 배워올 것이 더 많다고 여긴다. 지방정치도 혁신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투명하고 효과적인 해외연수 지침을 마련하고 연수 심사의 객관성 담보 등 개선점을 찾는다면 지방의원 해외연수가 예전처럼 큰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의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 연구모임·토론회·간담회를 통해 의원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겠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행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

-지방의회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맞는 말이다. 지방의회법 제정에 적극 찬동한다. 2022년 32년만에 지방자치법을 전부개정했다. 전부개정한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인력 채용 등의 내용을 규정해 지방의회 역량 강화와 책임성 확보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자치조직권과 예산 편성권, 감사기구 설치 권한은 여전히 집행부에 예속돼 지방의회가 진정한 독립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의회가 특히 사무기구에 인구 100만 명 이하의 경우 중간관리자를 둘 수 없는 규정이 대표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다. 결국 하루빨리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해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존경하고 사랑하는 천안시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0여 년간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의정활동을 펼쳐왔고 그것이 제가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현안인 국립 치의학연구원 천안 유치 성사를 위해 천안시 등 관련 기관 및 단체와도 천안시의회가 적극 공조하겠다. 앞으로도 시민, 동료 의원, 행정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천안시와 천안시의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 의장은?

1954년 생으로 서울에서 정당 생활로 정치를 시작했다. 1998년 천안으로 터전을 옮겼다.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 학사를 마쳤다. 7, 8대 천안시의회 의원을 거쳐 2022년 지방선거 당선으로 3선 의원이 됐다.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선대본부 여성본부 전국여성지방의원단장으로 활동했다. 국민의힘 천안갑지역 운영위원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