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시작한 일은 끝장 낸다'는 자세로 도민 위해 최선"

금강하굿둑 복원 공감 하구관리특별법 제정 정당 정치 안정된다면 내각제 개헌 가능성도 민선8기 핵심 진정성 도민들 신뢰 보내줄 것

2024-02-12     김동근 기자

김 태 흠 충남도지사

대담=이권영 충남취재본부장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올해 충남도정에 대해 "여러 도정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충남도 제공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올해 '성화약진(成和躍進)'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도민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 더 큰 도약을 이뤄나가겠다는 각오가 담긴 표현이다. 그는 "여러 도정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한해가 저물 때는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을까. 김 지사는 "김태흠이가 일을 열심히 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한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낸다'는 '무한추구(無限追求)'의 자세로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민선8기 김태흠호가 반환점으로 향하고 있다. 그동안의 소회가 궁금하다.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이라는 충남도정의 슬로건에 걸맞게 많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정부의 긴축기조에도 지난해 국비 9조시대를 열었고, 올해는 10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외 128개 기업으로부터 18조 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 냈다. 천안·홍성에 비수도권 최대규모 국가산단 210만평을 비롯해 금산 양수발전소, 국립경찰병원 분원 유치, 9500억 규모 무기발광디스플레이 예타대상사업 확정 등 굵직한 사업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또 내포종합병원 조기개원, TBN 교통방송국 설립, 장항국가습지복원사업 예타 통과, 서산공항 본격화 등 그동안 방치되었던 도정현안들도 해결해 냈다."



■올해 도정운영방향과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힘쎈충남을 설계하고, 대한민국 경제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려나가겠다. △농업·농촌 구조개혁 △탄소중립경제 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 △저출산 대책 △지역의 특장과 특색을 살린 균형발전 등 5가지 큰 방향을 정해 도정역량을 집중하겠다.

내년도 국비 11조 확보를 목표로 전력을 다하겠다. SOC 등 대규모 사업준공으로 1조 6000억 정도가 줄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양질의 신규사업 발굴과 SOC 조기착공, 공모사업 대응 등 심혈을 기울이겠다.

당면과제인 공공기관 이전,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이민청 유치, 공주대 신설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금강 하굿둑을 건설한지 33년이 지나 수질오염, 녹조발생, 퇴적토 증가, 회유성어류 감소 등 생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낙동강하구 갑문개방 등 선례를 참고해 해수 순환·기수역 복원 등 생태계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강하굿둑 건설로 인한 수질과 수생태계 변화 등 환경문제 발생과 이에 따른 생태복원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다만, 현재 서천과 군산지역에 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낙동강 사례처럼 하굿둑을 단순 개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굿둑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와 관계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전북도는 농업·공업용수가 확보된다는 전제 하에 동의 의견을 나타냈지만 사업추진에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충남은 인접 지자체, 관계기관, 농어업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 협의를 통한 공감대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충남 금강권역의 전체 하구 67개 중 닫힌 하구 61개의 비율은 91%로,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구의 복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훼손된 하구의 환경과 생태계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복원하고, 지속가능한 관리를 도모해 나가겠다."



■임기 중 내포신도시 인구 5만 명 달성을 위해선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등을 통한 충남혁신도시 완성이 관건으로 보인다.

"충남은 혁신도시 후발주자로서 프로스포츠의 드래프트제를 적용해 수도권 대형 공공기관의 우선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와 MOU를 맺고 자기 건물이 없는 기관들이 바로 입주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합동임대청사 건립도 추진 중이다. 3000억 원을 투입해 고층건물 4개 동 규모로 18개 기관 6300명 수용이 가능하다. 2025년 착수해 3년 이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일은 충남에서 하면서 사무실은 대전에 있는 34개 공공기관의 지역본부와 지사들에 대한 분리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 설립 결정은 첫 결실이다.

내포신도시는 민선7기 4년 동안 인구가 5000명 증가했는데, 저는 1년 반 만에 7000명 넘게 늘려 현재 3만 6000여 명이다. 앞으로 민간일자리 창출과 교육, 의료 등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임기 내 5만 명을 만들어 나가겠다."



■도내에서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민민갈등과 민관갈등,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승인기관으로서 해법은 무엇인가.

"갈등관리의 핵심은 '참여와 소통'이라 생각한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초기단계부터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투명한 정보교류와 협의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갈등을 이해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함께 인식해야 한다. 충남은 공공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통해 공공갈등 종합계획 수립과 공공갈등 관리대상 지정 등을 심의·자문하고, 갈등현장에서 컨설팅 등 조정활동도 펼치고 있다."



■혐오·갈등정치의 원인을 권력이 집중되는 대통령제로 진단하면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강조했다. 실현방법과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에서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가 실현되려면, 헌법개정과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있다. 무엇보다 개헌을 위한 국회 의석수 확보, 국민투표 승인 등 정치적 여건이 성숙하고, 국민들의 지지여론도 형성돼야 한다. 지금 당장은 이뤄질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인식 변화와 정당 정치가 안정된다면,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도지사 재선이나 대통령 출마에 뜻이 없다고 밝힌 이유가 궁금하다.

"도지사라는 자리에 주어진 책무와 역할이 있는데, 다른 꿈을 꾼다거나 재선·3선을 생각하면 자기 소신대로 못 간다고 본다. 자신을 포장하고, 언론에 잘 보이려고 인기 위주로 가면 자신의 소신과 철학대로 도정을 이끌 수 없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마지막으로 한 해 동안 도민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예정인가. 김태흠도정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도 꼽아 달라.

"저는 도민들과 직문직답(直問直答) 하는 스타일이다. 직설화법으로 시원시원하게, 후련하게 말하는 걸 좋아한다. 도민들과 소통할 때도 '되면 된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씀드리는 편이다. '검토하겠다'고 에둘러 모면하지 않고, 누구한테 잘 보이려 억지로 치장하지 않는다.

도내 시군을 방문하면서 느낀 건데, 도민들께서도 이런 모습을 서서히 알아보고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특히 '김태흠'하면 '강성'이미지를 떠올렸던 분들이 많았는데, 제 가슴 속 진정성과 따뜻함도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도정의 성패는 '공약을 얼마만큼 지켰는가', '도민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는가', 무엇보다 '도지사로서 떳떳한가'로 판가름 내릴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김태흠도정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진정성'이라 생각한다.

'도민을 위해 열심히 뛴다'는 진정성이 담보된다면, 도민들께서 끊임없는 신뢰를 보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