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비우기로 원도심에 '숨구멍'

정태일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장 인터뷰

2017-12-21     정재훈
정태일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장
"그동안 원도심에 무언가 채워 넣을 생각만 했지 비울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도시 비우기를 통한 도시재생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정태일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앞으로 대전지역에 펼쳐질 도시재생사업에 `도시 비우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위촉된 신임 정 센터장은 대전지역에서 엔지니어링 업계에 몸담으며 20년간 대전지역 도시계획을 봐온 인물이다. 정 센터장을 만나 그가 주창하는 도시 비우기를 비롯해 앞으로 도시재생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물었다.

정 센터장은 "도시 비우기는 노후 상가와 폐가, 공가를 공공이 매입해 민자유치 방식으로 공원, 녹지대, 주차장 등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며 "지금 원도심에 위치한 우리들공원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되며, 사람들이 모이고 활기를 띌 수 있는 빈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단순히 공원만을 만들어서는 안 되며, 최소한 일주일에 1회 이상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만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며 "도시비우기를 통해 조성한 실외공간을 활성화하는 장치도 연계해야 도시재생에 따른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등 외부요인에 맞춰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실패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50만명인 대전의 인구가 5-10년 후 줄어들 것을 감안해 현재 저층 고밀도 사업을 저층 중밀도로 꾸밀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빈 공간을 잠재자원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이 밖에 그는 과거 3-4년간 추진한 도시재생이 `문화예술부문`에 치중한 점을 꼽으며 이제는 하드웨어를 보강하고 기반시설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구조개선이 필요한 시기다. 경제기반형 도심형 산업플랫폼에 230억 원 규모가 투입된다"며 "중앙로 환경개선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도청이라는 랜드마크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의 일환 중 하나인 도시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대해서는 수 많은 지구지정 이후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점을 들며 새로운 원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대전지역에만 도시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에 200여개 지역이 지정됐지만 이중 빛을 본 지역은 10개 남짓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소극적인 접근을 한 탓에 사업은 답보에 머물렀으며 그동안의 과오는 과감하게 접고, 새로운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형 도시재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 참여 유도`를 꼽았다.

정 센터장은 "뉴딜사업과 도시재생의 가장 큰 문제가 지역민이 잘 모른다는 점이다"며 "주민의 참여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교육과 홍보가 주요할 것으로 보며 센터가 관과 주민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도시재생 행정지원센터 3개소가 문을 여는 것을 활용해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활동가를 투입해 주민과 호흡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 센터장은 "도시재생은 지속가능성이 최우선 과제"라며 "사람이 찾는 공간이 되지 못한다면 노후화, 황폐화로 이어지기에 도시재생사업이 끝나더라도 지속해서 도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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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일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