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도움 받았다" 대국민 사과
연설문 의혹 직접 밝혀… "일부 의견 들었고 어려울때 도움 받은 인연"
2016-10-26 송신용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을 찾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네이비 색깔의 재킷과 같은 색 정장 바지 차림의 박 대통령은 오후 3시 43분쯤 무거운 표정으로 브리핑룸에 들어서자마자 묵례를 한 뒤 가라앉은 목소리로 1분 40초간 476글자의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박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알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밝혔다.
이어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및 보좌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회견 말미에 어두운 표정이었고, 기자회견을 마친 뒤엔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곧바로 돌아갔다.
회견장에는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정연국 대변인,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등 주요 참모들이 함께 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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