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권 복지관 30여곳 돌며 실천 반찬 배달로 시작 안해본 것 없어 본격적 사회복지 길 걷기위해 준비

20대 초반 젊은 나이에 10여년에 가까운 봉사활동 경력을 지닌 여성이 있다. 40-50대 중·장년층이 10년, 20년에 걸쳐 꾸준히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미 그녀는 봉사활동의 베테랑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주 '릴레이 칭찬합시다'의 주인공인 김다혜(23·사진)씨는 봉사활동 분야에서 부모님 또래의 40-50대 자원봉사자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판암 장애인 보호작업장 김원중(65)원장은 김 씨에 대해 "시간만 나면 봉사활동에 참여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는 근래 보기 드문 사람"이라며 "자신의 생활도 열심히 하고 이웃들과도 잘지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씨가 처음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일반 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중학교 교육과정상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돼 있는 봉사활동 20시간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중학교 재학 동안 20시간의 봉사활동은 김 씨의 마음을 움직였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다.

처음 시작한 일은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배달이었다. 홀로 거주하며 마땅한 수입이 없어 식사도 제때 못하는 노인들을 위해 반찬을 배달하는 일이다.

인근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반찬을 들고 70, 80대 노인에게 반찬을 1년 가량 전달하던 김 씨는 이후 대전지역 30여곳에 달하는 복지관을 돌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했다.

간단하게는 복지관 청소에서부터 독거노인 집 방문 청소, 푸드마켓 정리 및 판매, 중증장애인 식사 도우미, 시각장애인 외출 도우미, 복지관 김장담그기 등 자신의 능력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현재는 판암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한달에 3-4차례 종이가방 손잡이 제작 등 작업을 하고 받은 일당을 기부하고 있으며 매주 1차례 씩 대전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연탄을 배달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김 씨는 "대전시 전체 복지관을 돌며 경험하지 못한 봉사활동이 없는 것 같다"며 "한 곳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대전시의 모든 이웃들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씨가 봉사활동에 매진하게 된 것은 자책감에서 시작됐다. 자신 역시 어려운 유년시절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지만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때 불현듯 찾아온 교통사고와 그 후유증으로 인한 불안정한 건강상태는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김 씨는 "신생아때 높은 곳에서 떨어졌었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교통사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실신하기도 했다"며 "장애인에 대한 안좋은 시각으로 인해 벌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됨은 물론 마음이 평안해지고 성격까지 바뀌어가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더욱 열심히 매달리게 됐다.

특히 복지관에서 지역 유·소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보조교사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보호하고 학습을 돕는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았고 아이들 역시 잘 따르는 모습에 행복을 느꼈다는 것이다.

최근 김 씨는 단순한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이웃의 복지를 책임지는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에 오는 9월부터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등록을 마쳤다.

김 씨는 "앞으론 대전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 해외에 거주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벌여 나가고 싶다"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물론 보육교사 자격증도 취득해 아이들을 위한 평생 자원봉사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김석모 기자 ksm1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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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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