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희의 증시 레이더

주식시장에서 시황변동의 위험을 감지하는데 많이 활용되는 투자지표중 `변동성지표`가 있다. 즉, 주식시장의 가격변동이 클 것 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은 경우 지수는 올라가고, 반대로 불안감이 줄어들고 투자심리가 견고 할때는 지수가 낮아지는 것이다.

최근 다수의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포를 나타내는 위험지표들의 하향 안정은 주식시장에서 악재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긍정적인 요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증시가 하락할 때뿐만 아니라 상승할 때에도 변동성은 상승하기 때문에 반드시 `변동성 축소 = 증시 상승` 이라는 공식이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S&P500지수와 그 옵션을 이용해 만들어진 VIX지수의 흐름을 살펴보면, 2005년 VIX 지수가 20% 이하에서 장기간 머무르는 동안 증시는 횡보했고, 2007년과 2010년에는 변동성이 커졌지만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세계 증시의 상황 역시 이로써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증시의 상승 혹은 하락의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위기의 해소과정, 미국경제의 원만한 회복과정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흐름과는 달리 외국인 매수세의 소극적인 자세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돌발변수에 따른 급격한 지수의 하락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지금시점에서 상승탄력을 키워줄 추진력까지 확실히 답변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 연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잣대가 시장에 등장했다. 실적이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6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가 시작되며, 미국도 10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1/4분기 실적발표에 진입할 예정이다.

실적발표가 눈 앞에 다가왔지만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은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된 기업보다 하향된 기업이 여전히 많은 데다, 이익전망치를 하향 수정하는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도 지난 3월 19일 CNBC가 이번 실적시즌에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 쏟아질 것이라며 `어닝(Earning)시즌`이 아닌`워닝(Warning)시즌`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을 울린 바 있다.

업종별로 보면 소비재, IT 및 산업재는 이익 증가율 전망이 꾸준히 개선되는 업종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의 흐름은 계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최근 잘나가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한 정당성이 부여되는 모습이다. 실적시즌이 시장 전반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는데 기여하지는 못해도 앞서 언급한 IT, 완성차, 경기소비재 등과 같은 업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금주 재차 나타난 코스닥 시장에서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순매도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수급 구도에는 부담스럽다. 코스닥 시가총액 30위 종목들 가운데 최근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된 기업은 4개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실적시즌 돌입에 즈음한 대응에 있어 코스닥 종목군에 대한 매매는 단기매매 관점으로 국한하길 권한다.

향후 우리 주식시장은 중기적으로 우상향 및 기존의 박스권 상단돌파를 예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관심종목 선별의 신중함과 매매종목의 압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실적개선 기대감이 유지되는 IT와 금융, 자동차 대형주가 압축화의 우선 타깃이다. 교보증권 노은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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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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