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서 온 편지 - 이상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오늘날 외과는 그간의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들어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장비와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또한 이에 따른 새로운 수술법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수술의 의미에 있어서도 기존의 손 술기(technique or hand work) 중심에서 장비와 시설(technology or system)쪽으로 그 비중이 변해가고 있으며 이것이 변화, 발전을 이끄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외과 영역에 있어서 이러한 변화의 방향은 대부분 최소 침습(minimally invasive surgery· MIS)을 지향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외과영역 대부분에서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되고 주요한 일상의 수술법이 되었다. 복강경 수술의 안전성이나 유용성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자료들을 통해 밝혀져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복강경 수술이 더욱 발달하여 정말로 극한의 미세침습, 즉 흉터 없는 '천의무봉의 수술'을 추구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요구에 맞춰가기 위해 외과의사들은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로서 적응하고 살아남아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 외과의사들의 다양한 시도 중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고 대폭적인 장비나 시설의 변화 없이도 곧바로 이행 가능하며 기존 복강경 수술의 장점들을 더욱 강화한 채 미용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우수한 장점이 있다.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기존의 복강경수술에 사용되는 여러 개의 투관창 및 적출물 배출을 위한 절개를 한 곳으로 통합하고 처음부터 이를 통해서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적출물을 제거하는 새로운 방식의 복강경 수술법이다.

최소침습 수술이라는 관점에서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비교할 때 복강내에서 이루어지는 수술의 내용이나 범위에 있어서는 동일하나 복벽손상의 정도만 크게 줄이는 차이점을 보인다.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흉터의 최소화는 목적이 아니라 부산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최소 침습 수술을 복벽뿐만 아니라 암종이나 병변에 대해서도 최소 침습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복강 안에서의 수술내용에 있어서는 한 치의 범위 축소도 없이 시행되어져야 하며 기본적인 수술의 룰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단일공 복강경수술의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 만족이 높다는 것이다. 복벽손상의 최소화는 수술 후 통증 및 진통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조기회복을 가능케 하여 재원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비용적인 이점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존 복강경 수술이 갖고 있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수술창과 연관된 감염, 그리고 투관창을 통한 탈장이나 유착 등의 가능성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대장직장 질환에서의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하여 복강내 수술 내용이나 범위에 있어서 동일한 반면 복벽손상을 현저히 최소화함으로써 기존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탁월한 미용적 우수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환자 본위의 수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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