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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부진 원인 밝히는 뇌기능 평가

2012-03-27기사 편집 2012-03-26 21: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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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익소장과 함께하는 공부 잘하는법

2009년 서울 자양고등학교에서는 국내 최초로 특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난독증 및 학습능력 뇌기능평가를 실시하여 문제가 심각한 학생들 중 20명을 선발하고 이 학생들에게 뇌기능 개선 프로그램을 3개월간 진행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참여한 학생들의 집중력이 향상되고 성적이 급상승 했다. 스스로 공부를 하려는 의지도 생겼다. 선발되지 않은 학생들도 자신들이 의지가 약해서 공부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기 힘든 신경학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해도 잘하기 힘들었다는 것을 본인들은 물론 주변 친구들도 알게 됐다. 그 대상의 학생들을 보고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주변의 학생들에게도 전달되자 수업태도가 매우 달라져 현직 교사들도 놀랐다고 한다.

이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이 '특별 프로그램'도 시작은 작은 에피소드에서 출발했다. 현직 교사들이 주축이 된 독서모임에서 난독증 강의를 들은 후 설마 하는 마음에 학생들에게 주요 증세를 물었더니 '그렇다'라고 대답한 학생들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검사지를 통해 파악한 결과 전체학생의 약 20%의 학생들이 난독증이나 뇌기능의 특성으로 인해 공부를 하려 해도 되지 않고 심지어 포기하고 공부를 싫어하는 문제아가 되어 버린 충격적인 결과를 파악하게 된 것이다. 타 학교 동료선생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검사한 결과 공부를 잘하고 있는 일부 학생들도 이러한 신경학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그들은 다른 뛰어난 능력으로 자신의 취약성을 커버하고 있었던 것 뿐이다. 이들이 그러한 문제를 조기에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었다면 더욱 좋은 성취를 이루었을 것이다.

대부분은 부모나 교사나 이런 아이들에게 '문제아'로 못 박아 놓고 아이만 나무라기 일쑤인데 교사의 작은 관심으로 그 '원인'을 알게 된 것이다. 얼마 전 공영방송의 난독증 방송으로 인해 많은 상담전화를 받게 되는데 방송 중에 나온 체크리스트 외에 몇 가지 주요 상담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까지는 공부를 잘했는데 중학교 들어와서 성적이 하락했다 △오랜 시간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과가 없다 △수업시간에 멍하게 있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닌데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있다 △특정과목의 성적편차가 심하다.

이러한 상담전화를 받을 때 가장 먼저 부모한테 묻는 질문 중 하나는 '학생 본인이 노력을 하는데도 잘 안 되는가'이다. 대개 신경학적 문제를 가진 학생의 경우 일반적인 학원에서의 교습방식이나 과외, 자기 주도적 학습 코칭을 해도 그 성과가 미미할 수 있다. 학습방식이나 환경의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두뇌 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묻는 이유는 뇌기능을 개선하는 장비나 프로그램들은 주입식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훈련생 자신의 참여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인간의 뇌는 노력에 의해서 빠른 변화를 일으킨다. 약물치료와 다른 점은 의존적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적극적인 참여, 노력을 통하여 문제를 극복하기 때문에 그 의의 자체가 다르다. 그러나 공부를 포기하고 의지가 숨어버린 학생들일지라도 절대 포기해선 안된다. 그들에겐 다시 동기부여를 위한 노력과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며 부모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신경학적 문제라는 말에 우리 아이가 바보취급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 데 그럴 필요가 없다. 인간의 두뇌는 매우 복잡한 신경회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아주 조그마한 부분의 문제로 인해서 두뇌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누구나 신경학적 취약성은 가지고 있으며 다만 그 문제가 결정적인가 아닌가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심하기도 하고 잘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 자녀가 학습이 부진하다면 부모의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사실 제일 힘든 사람은 당사자다. 공부하라고 다그치기보다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야 한다. 우리 아이의 뇌가 어떤 상태인지 잘 살펴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HB두뇌학습클리닉 대전본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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