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5 23:55

핵안보정상회의 단상

2012-03-24기사 편집 2012-03-23 21:07:11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외부기고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이익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민주평통자문위원

원자력기술이 발견된 지 100년이 넘고 있지만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괄목할 만하다. 세계 전력의 약 15%를 원자력에너지에서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기의 30%를 원자력으로 공급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원자력의 이용은 평화적인 이용보다는 원폭 개발이 먼저였다. 바로 2차 대전에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1발이 사용됐다. 히로시마에 사용된 원폭(Little Boy)은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한 것이었고 나가사키에 사용된 원폭(Fat Man)은 고순도의 플루토늄을 사용한 핵무기였다. 약 2만 톤의 폭발력을 가진 규모였으나 위력은 대단했다. 위키 통계에 의하면 히로시마에서는 약 9만-16만 명의 사망자가, 나가사키에선 6만-8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로 섬광화상과 건물 잔해물에 의해 사망하였다고 보고됐다.

핵무기는 그 위력이 가공하다. 당시의 핵무기는 재래식이지만 현대의 원폭은 더욱 상상을 초월한다. 2차 대전을 경험하면서 미소 간의 냉전시대에 경쟁적으로 핵무기가 양산됐고, 상당수 감축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도 약 2만 기 이상의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국, 러시아를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중국 5대국과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북한도 핵무기를 가진 국가(?)로 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어떻든 군사용 핵무기가 있는 세상은 불안하기 그지없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철저한 관리하에 핵물질을 취급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비밀단체나 테러단체로 핵물질이 흘러들어가면 국제질서는 한순간에 어지러워지게 될 것으로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양한 방법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유엔의 핵사찰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이러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지만 중요성에 비추어 세계 각국의 정상회의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합의하려 하는 것이다. 이미 1차 회의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어 핵 안보의 중요성을 선언적이나마 인식한 계기가 됐고 이번 서울 정상회의는 보다 진일보된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54개 국가와 IAEA 등 4개 단체가 하나의 의제로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54개국이라지만 GDP를 따지만 세계 95%가 되며 인구는 85%를 점하고 있으니 참석하는 정상의 합의이면 세계의 공동합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북한의 끊임없는 핵 위협 속에서도 일관되게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IAEA의 철저한 사찰을 수용하는 모범적인 국가이며 오로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만 원자력을 이용하고 있다. 바로 우리는 안정적인 전기를 원자력에너지에 의해 공급하고 있고 산업개발과 함께 수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우리로서는 지난 서울 G20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의 큰 국제행사라 판단되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원자력 전문가로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핵안보정상회의의 개최 필요성은 9·11 테러 사태에서 유추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테러범이 평화를 파괴한 전형적인 실례이며 일상과 전쟁의 구분이 불분명한 현실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우리는 예측이 불분명한 북한의 권력과 바로 맞대고 있고 그들이 핵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판단된다. 일상적인 경계업무를 수행하던 천안함 공격으로 꽃다운 46명의 젊은이가 쓰러져 목숨을 잃었고 일상생활을 하던 주민을 무차별 공격해 생사를 달리하게 했던 연평도사건 등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핵 위협과 테러는 재래식 위협과는 비교가 안 된다.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는 핵무기 13만여 개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이러한 핵물질을 위험한 테러집단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또한 언젠가는 기존 핵무기를 모두 제거하는 노력이 이 정상회의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노력의 중재를 우리나라에서 한다는 자체가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높이는 일이 아니겠는가! 북한으로 말미암아 핵 안보에 직접 노출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세계 핵 안보의 중심에 서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되며 가능한 구체적인 실천내용이 합의되기를 기대한다. 일부 단체들이 이런 내용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반대한다는 기사를 읽은 바 있지만 사실이라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반대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기회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에 핵 위협을 하고 있는 북한에 강한 반대 입장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욱 격상되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