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현의 증시 레이더

글로벌 증시 전반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진정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의 위험 자산 선호 현상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FRB의 3차 양적완화 기대가 남아 있는 등 경기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이 다소 불만이지만,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움직임들 중에는 중장기적인 주식시장의 강세와 연관해 주목해야 할 것 들이 많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국채 금리의 상승과 엔화의 약세다. 두 가지 지표 모두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 선호도와 관련이 깊다.

주요국 국채 금리 상승- 금리는 통상적으로 주가와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가와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대표적인 자산이 채권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 하락은 주식 밸류에이션의 상대적 매력을 높여 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 개선되는 초기에 금리와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저수익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와 관련해서는 이연 수요(또는 잠재 수요, pent-up demand)에 대한 기대를 해 볼 만한 시점이 됐다.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는 경기의 흐름상 경기 위축 이후 초기 경기 회복세는 이연 수요의 확대가 이끄는 경우가 많다.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필수 소비재와는 달리 경기에 민감한 소비재인 내구재는 경기 위축과 함께 제일 먼저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후 경기회복세 초기에는 반드시 이연 수요 회복을 거친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도주의 부각이다. 경기 불황기에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가 나오기 어렵다. 개별적으로 성과가 좋은 회사는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업종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업종이 나타난다는 것은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또 하나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주도업종은 IT다. 미국에서는 애플을 필두로 IBM, 인텔 등 주요 IT 기업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IT 업종의 강세가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없는 흐름이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 못해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수반이 동반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무시하기 어려운 강세장의 징후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긍정적인 시각은 계속해서 유지한다. 단기적인 시장의 관심은 1분기 실적에 있다. 유럽 재정위기 완화에 따른 반등 이후 시장은 반등을 정당화 할 수 있을 정도의 실적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점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쇼크 수준으로 발표되지않는다면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

IT, 은행, 건설, 자동차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 실적 우려가 남아 있는 화학 업종의 경우 정유 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소형주의 경우 실적과 펀더멘털이 뒷받침 되는 종목 중심으로 압축할 것을 권한다. IT 관련 부품, 장비 종목과 피팅 등 기계 관련 중소형주가 1차적으로 눈에 들어 오는 중소형 종목군이다. 삼성증권 대전지점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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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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