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씨 인터넷에 “사적 동원” 허위사실 유포 시향 “지역악단 멸시 불쾌”

정확한 근거 없이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방송인과 한 언론매체로 인해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사적인 행사에 동원되는 지역 악단'이라는 오명을 쓰게됐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KBS 교향악단 단원들이 사적인 자리에 자주 동원된다고 밝혔다가 KBS측에서 사실무근이라 반발하자 몇 시간 뒤 "알고보니 동원된 것은 대전시향"이라며 정정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가 인용한 언론 매체의 기사에는 함신익 KBS 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대전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있던 시절, 대전시향 단원들을 미국 예일대 음악대학원 학장 칠순잔치에 동원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무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전시향 후원회 높은음자리표의 부회장을 맡았던 안정근 충남대 교수에 따르면, 예일대 음악대학 학장인 로버트 블로커 교수가 협연한 공연은 2002년 7월 12일 우송예술회관에서 열린 '대전시민을 위한 베토벤 페스티발'이다. 이는 후원회 높은음자리표 법인 출범 기념 및 제8대 대전시장 취임 기념 축하 음악회로 열린 공식적인 행사였다.

'칠순잔치'로 오인된 공연은 2006년 6월 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피터 프랭클 그의 70년 음악인생 회고'라는 타이틀로 열린 대전시향 마스터즈 시리즈다. 이날 협연자로 참여한 피터 프랭클은 예일대 초청교수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이를 미뤄볼 때 언론에 보도된 '예일대 학장의 칠순잔치'는 서로 다른 공연을 하나의 행사처럼 조작한 정보임을 알 수 있다.

안 교수는 "함신익 지휘자에게 불만을 품은 KBS 교향악단 단원들이 그에 대한 오점을 찾던 중 전 대전시향 단원의 잘못된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전시향도 이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이석 사무국장은 "지역 교향악단이라고 해서 그 가치가 폄하되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아직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김씨에 대해 "사회적 영향력이 큰 방송인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몰염치한 행위"라며 "공영방송의 명예가 훼손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민아 기자 mina@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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