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대출 깐깐하게 고르자

"황 과장, 요즘 걱정 있어?" (공무원 최 과장)

"2000만원 정도 신용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대출 금리가 워낙 높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중이야." (중소기업 황 과장)

"사실, 나도 4000만원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어." (최)

"고액을 싸게 대출해주는 은행 정보 좀 줘. 꼭" (황)

대전지역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에 다니는 과장급들의 대화다. 요즘처럼 금리 변동이 극심할 때는 대출을 받는 것도 모험이다. 작은 금리차이도 대출 소비자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리가 인하될 때까지 기다릴수 만도 없는 노릇이다. 싸고 질 좋은 상품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처럼 이제 금융상품도 쇼핑을 하는 시대가 됐다. 특히 대출상품은 자신의 직업과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 조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상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보에 능하면 금리 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직장인, 공무원, 서민 위한 신용대출=앞선 사례에서 본 황 과장의 경우라면 NH농협은행의 'V-Keeper론'을 이용해 봄 직하다. 이 대출상품은 농협이 서울보증보험과 협약을 체결, 대출한도를 획기적으로 확대한 직장인을 위한 상품으로, 최고 1억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금리는 15일 현재, 최저 4.62%에서 최고 10.90%로 대출기간은 일시상환 방식은 3년 이내, 할부상환 방식은 10년 이내에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공무원인 최 과장의 경우는 하나은행의 '공무원 가계자금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최저금리 4.8%(한국은행고시 금리 3개월 물)에 1-10년 상환방식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좀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할 때는 농협의 '신나는 직장인대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저 4.62-10.90%로 최대 1억7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3(일시)-5년(할부)이내에 상환하면 된다.

안정적인 직장이 없는 저소득, 저신용자들을 위한 상품도 있다. 시중은행에서 운영하는 새희망홀씨 대출은 신용 5-10등급(연 소득 4000만원 이하)과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연소득 3000만원 이하면 신청 가능하다. 농협에선 최저 6.71-최고 12.50%, 하나은행은 최저 8.34%의 금리를 제공한다.

미소금융은 창업하려는 저신용자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중 자산이 1억3500만원 또는 8500만원을 넘지 않으면서 재산 대비 채무 비율이 50% 이하여야 한다. 최대 5000만원의 창업 자금을 연금리 4.5%로 대출받을 수 있다. 최장 5년 안에 분할상환하면 된다. 소상공인진흥원 등에서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서를 내야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금리가 턱없이 높아 이자 상환을 고민하는 서민들에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시중은행이 운영하는 '바꿔드림론'이 있다. 대부업체나 캐피털에서 빌린 3000만원 이하(연 20% 이상 고금리)의 대출금을 연 8.5-12.5%로 금리가 낮은 은행 대출로 바꿔주는 것이다.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신용 6-10등급자로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는 사람, 또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연소득 26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금액과 상관없이 최근 3개월 이내 30일 이상 연체, 또는 4회 이상 연체기록이 있으면 안 된다. 최장 5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으면 된다.

◇신용 관리는 어떻게=은행에서 안정적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평소에 신용관리를 잘 해둬야 한다. 소득이 높아도 신용이 낮으면 대출은 거절 될 수 있고, 신용에 따라 금리도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

관리에 앞서 자신의 신용 점수와 등급부터 알고 시작해야 한다. 개인의 신용 점수와 등급이 궁금하다면 KCB(allcredit.co.kr), NICE신용평가정보(mycredit.co.kr) 등 신용평가사 온라인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된다. 신용정보사에서 판단하는 신용성적표는 신용점수(1-1000점)와 신용등급(1-10등급)으로 구성되는데 점수가 높고 등급이 낮을수록 우량 고객이다.

올바른 신용 관리를 위해서는 연체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한 번 연체가 발생하면 모두 갚는다고 해서 즉시 신용등급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5만-10만원 이상을 영업일 기준 5일 이상 연체하면 각 금융사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다. 이처럼 신용 점수가 뜻하지 않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대출 이자, 카드 대금 등의 결제는 자동이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연체 등에 민감해 신용거래 없이 현금만 쓰는 습관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대출이 없고 현금만 쓰는 경우에는 신용등급을 산출하기 어려워 좋은 신용등급을 받기 어렵다. 주거래 금융기관을 통해 소액이라도 연체 없이 꾸준히 신용 거래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출 목적이 없으면서도 본인 신용도를 알기 위해 인터넷상에 대출 가능 금액을 산출해 보거나, 사용하지도 않을 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 신청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다만 본인의 신용관리 목적으로 신용정보사에 직접 조회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리 감면 TIP=신용관리를 잘 해 신용등급이 개선됐다면 금리인하 요구를 해보자. 승진이나 급여 인상 등을 이유로 신용 상태가 좋아졌다면, 은행에 '금리인하 요구권'을 내세워 대출기간 중 금리를 1%포인트 안팎 깎을 수 있다. 신용도가 높은 직장으로 전직했거나, 직장 내 승진 또는 연 소득 15% 이상 급여가 인상됐을 경우, 의사, 변호사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원세연 기자 wsy780@dea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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