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위 곧은소리-도 넘은 오만함 일제와 비슷 탈 독선·인류평화 기여해야

금년은 한·중 수교 20년이 되는 해다. 그 20년 동안 양국 간의 우호증진 노력이 과연 얼마나 큰 성과가 있었는가를 살펴볼 시점이 되었다. 양국 정상들의 교차방문과 활발한 민간교류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오만해지는 중국에 대해 마냥 한·중 우호만 강조하면서 헛웃음만 짓고 있을 수가 없게 된 형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탈북자에 대한 최근의 비인도적 처사, 갈수록 흉포화하는 중국 어민들에 대한 중국 측의 이해할 수 없는 대처방식, 중국의 6·25 참전을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거침없이 내뱉는 중국 지도부의 발언,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김정일 조문(弔問) 정국과 북한 핵문제에서 보여준 중국의 일방적 북한 두둔하기, 동북공정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청나라공정과 우리의 영토인 이어도에 대한 야심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는 현실.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북한을 감싸 안으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무례할 만큼 핍박을 가하거나 위협적으로 대하는 나라 중국!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필자는 과거 청·일(淸日)전쟁에서 패한 중국이 광활한 만주 땅을 모조리 일본에게 내어준 뒤인 1935년, 당대 중국의 최고 지성 후시(胡適)가 쓴 '일본 국민에게 경고함'이라는 글(민두기 역)을 다시 중국 국민에게 들려주고 싶다. 후시의 글에서 일본이라 쓴 것을 그대로 중국으로 바꾸어 보면 오늘의 중국이 과거의 일본과 얼마나 비슷한가를 알 만할 것이다.

첫 번째로 이제 우리는 당분간 '중·한 친선'이네 '한·중 친선'이네 하는 거짓된 구호는 쓰지 말자! 최근 몇 년 동안에 조성된 국면이 과연 친선의 국면이었는가 아니면 적대적 국면이었는가? '무장한 주먹' 아래에서는 갈수록 원한만 쌓일 뿐 친선이란 있을 수 없다.

두 번째는 한국 국민의 마음속에 중국에 대한 서운함과 모욕감이 쌓여 가고 있다는 사실을 경시하지 말라! '꿀벌도 독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얘기다. 한국 국민이 중국에 대해 서운함을 넘어 원한을 갖는다면 그것이 중국에는 무슨 도움이 될 것이며 중국인인들 마음이 편하겠는가?

세 번째는 중국에 대한 한국민의 애정과 감사의 마음에 실망감을 안겨주지 말라! 역사적으로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고도로 발달된 문화를 수입하였고 중국은 한국이 나라를 잃고 방황하고 있을 때 음으로 양으로 우리의 독립을 위해 지원해 준 나라였다. 이에 대해 한국민 누구도 고마워하지 않는 국민이 없다.

근자에 와서 중국이 스스로의 역사를 무시하고 스스로의 사상을 저버리고 스스로의 문화를 파괴하면서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을 본다. 영원한 우방으로 한·중이 함께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그 첫 번째의 것은 예부터 중국은 약소국가에 대해서도 관용과 절제로 선린관계를 유지하였다. 초기의 중국 공산당은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독립은 물론 대만의 독립까지도 환영해 마지않았다. 그러나 어느 틈에 중국은 티베트와 신장의 자치도 허용하지 못할 만큼 광폭해지기 시작했고 이웃나라에 대해서는 사뭇 무력적인 국가로 돌변하였다. 공산당이 가장 증오해야 할 독재와 제국주의체제로 나라를 이끌어 간다면 그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가? 안타까울 뿐이다.

두 번째로는 전에 없던 탐욕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0여 개가 넘는 나라와 영토분쟁을 겪으면서 신장을 향해서는 서북공정(西北工程)을, 티베트에 대해서는 서남(西南)공정을, 그리고 한국을 향해서는 동북(東北)공정을 만들어 가고 있으니 말이다. 우방인 주변의 국가 모두를 적으로 돌리면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처사일까? 지금 이 순간에 중국의 우방은 누구인가 하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대상국이 몇이나 된다고 보는가?

세 번째로는 중국이 지금껏 보여주고 있는 것은 내국인에게는 억제된 자유요 주변국과 그 민족에게는 외압과 엄포와 굴종의 강요밖에는 없었다고 보여진다. 중국이 거대 제국의 꿈에서 깨어나 인류평화를 위해 기여할 날은 언제쯤일까?

마지막으로 중국이 과거의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되살려 동서양 모두의 국가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국가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중국의 쇠락이 한국의 복이라고 믿지 않는 까닭에 중국 국민을 향해 우정어린 충고를 차마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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