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서천·홍성·청양·예산 새마을금고 협의체

 산수새마을금고의 벽지 바르기 봉사활동 모습
산수새마을금고의 벽지 바르기 봉사활동 모습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 속에서도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충족하며 서민들에게 든든한 힘이 돼주는 금융기관이 있다. 고객 위주의 금융편의를 제공하고, 회원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새마을금고가 바로 그곳이다. 지역과 직장에 소속된 사람들끼리 모여 설립하고 스스로 운영에 참여해 지역과 주민 발전을 위해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새마을 금고의 눈 높이는 언제나 서민에 맞춰져 있다. 은행 문턱이 높은 서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마을 금고를 내 집처럼 편하게 드나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문턱이 낮았던 것은 아니었다.

새마을 금고는 지역마다 동일한 간판을 달고 있지만, 사실은 각각의 개별 법인이다. 상품은 동일하게 판매할 수 있지만, 고객 응대 및 서비스는 그야말로 각자 하기 나름인 셈이다. 그래서 고객의 마음을 읽은 금고는 우량 금고로 성장하는 반면, 노력하지 않는 금고는 성장이 멈춘 제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때에 금고별 격차를 해소하고, 금고 운영에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곳이 바로 '협의체'다.

◇이사장·실무책임자 협의회=새마을 금고 협의회는 크게 이사장 협의회와 실무책임자 협의회 두 가지로 운영된다. 이사장 협의회는 시·군·구별로 협의회가, 실무책임자 협의회는 전국협의회, 시·도 협의회 산하에 시·군·구 협의체가 있다. 대전, 충남에는 모두 9개의 시·군·구 협의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령, 서천, 홍성, 청양, 예산지역 10개 금고의 이사장, 실무책임자들로 구성된 협의회는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협의회 운영이 잘 되는 곳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매월 회의를 통해 금고운영에 관한 발전전 의견 교환 및 건의사항과 직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에 필요한 사항, 중앙회 사업 방침 및 중앙회 사업에 대한 원활한 수행 방안 등 협의회 운영에 필요한 사항 등을 주로 논의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의견을 교환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짜배기 정보를 공유하는 정보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연체율 관리기법을 비롯해, 금융수수료 면제 등은 보령 등 10개 금고의 이사장과 실무책임자들이 만들어 전국적으로 확산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4년 초에 열린 협의회에서 실무책임자들은 '연체율을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을까'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금고별로 다양한 의견이 나온 가운데, '연체가 되기 전에 사전에 잡아야 한다'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를 위해 각 금고들은 매월 초 데이터를 뽑았고, 월말에 연체가 예상되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연체가 되지 않도록 안내했다. 일종의 사전관리를 한 셈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에는 전화를 받고 불쾌하게 생각하던 고객들도 '미리 고지해주는 덕에 연체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며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타 시·군들도 여기저기서 따라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금융수수료 면제 또한 협의회에서 제안해 성공으로 이끈 케이스다. 지난 2006년 초 협의회 화두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였다. 서민금융기관의 본분을 다하고, 그동안 받은 성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게 협의회가 가진 생각이었다. 그 때 눈에 보였던게 시중은행들이 고액재산가들을 대상으로 금융수수료 등을 면제해주는 VIP마케팅이었다. 금고들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금융수수료 전액을 면제시켰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금고 살림을 채우는 계기가 됐다. 실제 대천금고의 경우, 금융수수료를 면제한 이후 해마다 예금 증가율이 올라갔고, 지난해는 2006년 대비 98%가 증가하는 성장을 기록했다.

◇환원사업 및 공헌사업도 활발=금고 운영 발전 못지않게 협의회가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사회 환원사업 및 공헌 사업이다. 보령 등 5개 지역 협의회가 속한 10개 금고의 지난해 사회 환원 사업 및 공헌사업의 실적을 보면, 장학사업으로 2600만원,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통한 쌀 지원 금액 3200만원, 중증장애인 시설 등에 김장김치 800포기, 지역 희망 공헌금으로 7000만원을 지원했다. 일부 금고에서는 무의탁 노인들에게 17년에 걸쳐 매일같이 도시락 배달 사업을 하는 등 협의회 관내 금고가 다양한 환원사업 및 공헌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부터는 6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5년에 걸쳐 협의회 관내 3040가구의 65세 이상 독거 노인들에게 소화기를 전달하는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새마을 금고 협의회가 이처럼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은 1차적으로 금고들의 우수한 역량 때문이지만 새마을 금고가 가지고 있는 '혜택 많고 안정적인 금융기관'이라는 인식도 주효했다.

새마을금고는 1금융권에서는 없는 비과세 혜택이 20세 이상의 성년이 해당 금고에 회원 가입을 하면 이자 소득에 대해 1.4%의 농특세만 징수한다. 한 푼이라도 아쉬운 초 저금리 시대에 재테크 대상 기관으로는 최상의 금융기관인 것이다.

또 IMF를 거치면서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168조원이라는 공적자금으로 연명해 온 것과 달리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기금과 안전기금, 상환준비예치금 등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둬 공적자금을 한 푼도 축내지 않은 모범적인 금융기관으로 통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1446개의 새마을금고가 하나의 전산망으로 구축돼 원하는 거래를 전국 어디에서나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음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보다 업그레이드된 고품격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 대외경쟁력 우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주민과 함께 숨쉬고 발전해 왔던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는 서민금융기관으로서 협의체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복지에 기여하는 지역경제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세연 기자 wsy780@dea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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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군새마을금고 부녀회원들이 불우이웃에게 나눠주기 위해 김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
서천군새마을금고 부녀회원들이 불우이웃에게 나눠주기 위해 김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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