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주거 트렌드 셰어하우스

나 홀로 가구가 급증하는 일본에서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가 인기다. 셰어하우스는 방을 독립적으로 쓰면서 식당과 거실 등을 공유하는 주거형태를 일컫는다. 일반 다세대주택과 달리 욕실과 정원, 심지어 자동차까지 공유하기 때문에 입주자간의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이웃과 격리된 원룸형으로 지어지던 도시형 생활주택에 공동체 정신을 부여한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당초 시민단체들이 홀로 사는 노인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공간의 취지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방값도 절약하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는 셰어하우스 열풍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게스트하우스, 하숙형 하우스, 룸셰어 등 형태도 다양하다. 펫하우스, 뮤직하우스 등 특수 수요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형태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또한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한 '타임셰어하우스' 열풍도 거세다.

타임셰어하우스는 지난해 주거공간 7대 트랜드로 꼽힐 만큼 활성화 됐다. 타임셰어란 집합주택의 일정한 공간을 구매자가 정한 기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권'을 판매하는 공급 방식으로 하루 또는 시간 단위로 구분해 공동으로 이용하는 주거 형태다.

대학생 해외연수가 집중된 지역에도 셰어하우스가 집중 돼 있다. 홈스테이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대다수 학생들은 처음에는 홈스테이와 어학학원 연수원 기숙사에 머물지만 1-2개월의 적응기간을 마치면 가격이 저렴한 셰어하우스로 거주지를 옮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충남대에서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김모(26)씨는 "원어민 주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홈스테이를 선택했었는데 가격이 부담돼 또래 친구들과 함께 셰어하우스로 거처를 옮겼는데 오히려 타지에서 정을 나눌 수도 있고 영어공부하는데도 경쟁심리가 발생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로 동반자 모집

"한지붕 아래 함께할 동반자를 찾습니다."

최근 부동산 직거래 카페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셰어하우스 동반자를 찾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40만-50만원에 달하는 월세 금액을 분산하기 위해 원룸과 투룸에 입주하기 전 함께할 가족을 찾는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대학생을 넘어 노년층까지 활용되고 있다. 대전에서 125㎡ 전용면적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김모(66)씨는 자녀들 출가 이후 빈방이 많아 소형 아파트로 이주할 계획이었지만 셰어하우스 정보를 접하고 블로그를 통해 동반자 모집에 나섰다. 현재 60대 2명이 입주해 50만원 가까운 월 수익을 얻고 있다.

△셰어하우스 어디 있나

독립공간을 중요시하는 아파트에서도 공간을 나눠 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부분 임대형 아파트가 그 단적인 예이다. 국내 1호 셰어하우스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연희 마이바움'이다. 층별로는 7대의 주차공간이 확보된 지하 1층, 지상 2-5층은 전용면적 10-18㎡ 구모의 37실 원룸으로 구성됐다. 1층에는 입주민 공용공간인 카페테리아와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일부 건설사들도 미분양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부분 임대형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2016년까지 5개 뉴타운에서 4369가구의 부분임대형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전의 1호 부분 임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제일건설이 유성구 학하지구에 선보인 오투그란데이다. 1000가구 중 전용 119㎡형 20가구가 부분 임대형이다. 이 부분임대는 전체 면적의 약 80% 정도(38평)는 집주인이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7평)은 세입자에게 임대할 수 있는 특화설계다. 두 공간은 현관문으로 연결되며 벽을 설치해 완전히 분리된다. 한 지붕 두 가족이 거주하는 셈이다.

또한 대학가의 투룸과 한 필지에 2가구 이상이 지어진 땅콩주택도 셰어하우스를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대전 노은 일대에 땅콩주택 건설이 잇따르고 있어 도심 속 전원생활을 꿈꾸는 셰어하우스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 "셰어하우스와 같은 주거 형태는 세입자에게는 별도 공간에 화장실과 주방 등이 제공되고 출입구도 달라 완전히 다른 가구로 생활할 수 있어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대묵 기자 mugi100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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