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속 미술여행]피에르 르누아르-현광덕 미술교육가·조각가·대전 버드내초 교감
세잔은 풍경 속에 자연의 정신을 품고 르누아르는 여인을 그려 그 미에 끌리게 한다. 누드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루벤스는 살을 그렸으나 르누아르는 살갗을 그렸다. 그는 풍경화를 보면 그 속에서 거닐고 싶고, 누드화를 보면 모델을 안고 싶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0여 년 동안 약 6000여 점의 그림을 남겼다. 말년에는 관절염으로 거동이 힘들고 손이 변형되어 손에 붓을 묶고 그렸다. 슬픈 그림을 그린 적이 없는 유일한 화가라 불릴 만큼 그의 그림은 밝고 아름다운 그림들뿐이며, 따뜻한 색을 즐겨 사용하여 보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준다. 무척 가난했지만 희망을 그렸고, 아름다운 빛을 묘사한 그의 그림은 삶의 환희와 기쁨이 묻어나는 빛과 색채의 예술임에 틀림없다.
피아노 앞의 아가씨들(Two Girls at the Piano·oil on canvas·116×81cm·1892)의 주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그것을 부드럽고 다양한 색조로 표현했다. 즉 색의 대비를 자주 표현했다. 두 소녀의 옷 색깔, 머리 결 색깔 등이 잘 대비된다. 이 그림의 전체적인 색조는 빨강과 노랑이다. 따뜻한 색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전체의 분위기를 포근하고 풍부하게 만든다. 녹색 커튼을 드리워서 빨강이 더욱 살아나게 보색효과까지 더하고 있다. 이 그림은 구도상 매우 철저히 계산된 완벽한 균형미를 보여준다. 피아노 치는 소녀의 상체가 화면 좌우를 황금비율로 분할하는 수직선을 이루고 소녀의 두 팔은 수평선이며 왼쪽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흐르는 반대방향의 대각선은 커튼과 피아노가 맡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의 원색을 기조로 하고, 이것을 대비하면서 융합적인 색감으로 감싸고 있다. 그는 대상물 하나하나를 선명한 빛깔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엄격한 습작 후 가능한 모양과 색깔의 어우러진 울림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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