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1939~)-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내일 모레면 전국 대학가 모두 새로운 발길로 넘칠 것. 즈음이면 입학 추위를 몰아와 샘을 내는 꽃샘추위이던가. 아직 서툴지만 풋풋한 미소들 캠퍼스 곳곳에 가득할 것. 그 호기심 찬 눈망울 닿는 곳마다 새로운 영토가 열릴 것. 이렇게 대학 교정은 봄꽃이 피기 전 새내기들의 웃음꽃 지천으로 활짝 피어나는 것. 3월이 활력 있는 것은 봄꽃 전에 2000, 3000 송이 웃음꽃 폭풍으로 한꺼번에 피기 때문이리라.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의 과거 현재뿐 아니라 미래가 열린 그의 일생이 오는 것이라 했다. 또한 부서지기 쉬운 마음도 함께 오는 것이니. 삶이 힘겨운 시대에도, 청춘이라 아픈 게 아니라 아프니까 청춘이라 했으리. 그러나 그대 두려워하지 말라. 분명 대학은 그대들 또 다른 미래로 가는 문일지니, 잠시 시련과 고통 따를지라도 지치지 말고 그대를 찾아 그대 안으로 과감히 달려야 할 그 길인 것.

예전엔 한 사람의 손님, 방문객 한 사람으로도 가정이 활력으로 넘쳐 났거늘. 그대들 3000 송이 새로운 불꽃들이여. 지축을 울리며 캠퍼스를 뒤흔들어라. 새봄의 뮤즈도 그대들 위해 신대륙에 봄을 불러올 것이니. 그대만의 꿈과 야망을 품어라. 그러나 그대들 다만 방문객 아닌 누구보다 대학의 진정한 주인일진저. 잠긴 대학을 깨우고 이 나라 묵은 지성의 곳간 문 과감히 열어젖히라. 그리고 새로운 유토피아로 나아갈 은빛 위대한 바다 헤쳐 가야 할 주인공일지니!

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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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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