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동호회]선양 FC

 선양 직원 30여 명으로 구성된 선양FC 회원들은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건강 증진과 정을 쌓아가고 있다.  사진=선양FC 제공
선양 직원 30여 명으로 구성된 선양FC 회원들은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건강 증진과 정을 쌓아가고 있다. 사진=선양FC 제공
운동 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정직과 열정, 진실이 그 원천이기 때문이다. 땀으로 비워낸 몸과 마음에 새로운 기운이 가득찰 때 우리는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진한 땀 냄새는 곧 사람 내음이다. 마음과 마음을 연결시켜 주는데 함께 땀흘리며 운동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을 것이다. 대전지역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선양의 축구 동호회 '선양FC'가 이를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2003년 동호회 깃발을 올린 선양FC는 사내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구성원간 단합에 구심점이 되고 있다. 회사 특성상 업무와 술자리의 경계가 날카롭지 않은 탓에 직원 건강은 언제나 관심 1호 사항이다.

선양은 마라톤 사랑으로 유명하다. 사내에는 운동회 끈 좀 매봤다는 직원이 수두룩했지만 마라톤 성격상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2002년 월드컵 감동이 채 식지 않은 이듬해, 신상래 특수영업지점장은 '건강과 소통'을 만족시킬 만한 동호회를 구상하고 있었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했던 축구. 신 지점장은 그 날로 선양FC 단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추가하게 됐다. 선양FC 회원은 총 30여명이다. 이 가운데 90% 가량이 영업부 소속 직원이다.

영업부의 첫 번째 덕목은 원활한 대인관계다. 고객의 마음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 동시에 소통의 달인이 돼야 하는 것. 각자 자신의 노하우로 직업전선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영업부 직원들은 선양 FC 모임을 손꼽아 기다린다.

테이블에서 펼치는 회의도 중요하지만 살갗을 부딪치며 그라운드에서 오가는 대화 속에 진지함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신 단장은 "선양 FC는 광활한 운동장서 형·동생으로 만나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자리로 거듭나고 있다"고 동호회에 대한 애착을 숨김 없이 나타냈다.

선양 FC는 주 1회씩 모여 공을 찬다. 축구 모임이지만 승리 보다는 소통과 화합에 무게를 둔다. 내부 결속뿐만이 아니다. 지역의 다른 업체, 연구단지 축구 동호회와 공을 매개체로 지역 각 분야의 이야기를 듣는다.

현재 선양은 당진축구대회를 직접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4회째를 맞은 당진축구대회서 2년 동안 선양FC는 1승을 올리지 못한 채 개최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극적인 승리는 3회차 대회 때 터져나왔다. 눈물의 1승을 올린 것. 선양 FC 총무를 맡고 있는 강세구 대리는 "초창기에는 올바른 축구 규칙도 숙지하지 못한 채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며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관련 공부도 하고 구성원간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직한 운동을 통해 환골탈태한 회원도 있어 눈길을 끈다. 김재권 대리가 그 주인공. 술자리가 잦았던 그는 '종합병원'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 김 대리는 선양의 대표 훈남으로 꼽힌다. 선양 FC 활동을 통해 10㎏ 감량에 성공한 것. 자연스럽게 업무에 자신감이 따라 붙었다. "가족이 제일 좋아하죠. 주류 회사에 다니다 보니 가족은 늘 제 건강 걱정 뿐이었는데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건강도 되찾았으니 일거양득 인 셈"이라고 웃어보였다.

선양FC는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뛴다. 신 단장은 "작게는 부드러운 회사 분위기 조성을 위해, 크게는 지역의 화합을 이루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선양FC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지역 축구 동호회의 유쾌한 제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why@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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