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주 투자 어떻게

경제 부진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흑룡의 해가 밝았다고 모든 분야가 들썩였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서민은 풍요로움과 멀어지고 있음을 탄식한다. 서민 경제가 팍팍할 수록 '대박'에 대한 갈망은 커진다.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주식투자인구는 경제활동인구 5명 가운데 1명 꼴인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젊은층과 노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황금알을 손에 쥐려는 주식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테마주에 대해 알아보고 투자 주의사항 등을 살펴봤다.

◇테마주란 무엇인가=테마주는 증시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특정 주제와 관련된 사업 또는 경영진·투자자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며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종목을 말한다. 이는 시기별, 국정 시책별로 나타나며 이른바 사회를 대표하는 '열쇳말'과 관계가 깊다.

특히 올해처럼 대선·총선 등 선거가 계획돼 있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나 정치인과 약간의 연결고리가 있다고 알려진 기업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대표적인 테마주다. 테마의 영역은 비단 정치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연예, 지역개발 등 향후 주식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분야는 언제든 테마주로 조명 받을 수 있다.

◇키워드로 살펴본 테마주=요즘 주식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분야는 선거, 엔터테이먼트, 세종시 등으로 압축된다. 특히 최근 한류열풍으로 아이돌 그룹이 속해 있는 대형 연예기획사 종목이 각광을 받고 있다.

소녀시대가 속해 있는 SM, 빅뱅, 투애니원 등이 있는 YG, 미스에이, 2PM 등이 소속된 JYP 등이 대표적인 코스닥 연예계 대표 선수다. YG대표 양현석은 2000억원대 주식 지분가치를 기록하며 연예게 최고 주식부자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YG 매출을 7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마주 단골은 당연 '정치'다. 대선 예비주자로 손꼽히는 인물의 이름을 딴 테마주가 자주 거론되는 이유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테마주로는 유아용품 생산업체인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인공관절 금속 생산업체 솔고바이오 등이다. 복지정책 강화와 연관된 기업군이다. 아울러 친인척이 지분을 소유한 동양물산, 대유에이텍, EG 등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재인 간판을 단 종목은 바른손, 우리들생명과학, 유성티엔에스, 우리들제약 등이 있다. 특히 우리들생명과학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척추전문병원 우리들병원의 이상호 원장이 2대 주주로 알려져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종목도 만만찮다. 영남제분, 모나미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주가와 견줘 보면 영남제분은 7%, 모나미는 63%씩 상승했다.

이밖에 정확한 출마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테마주도 영향력을 내뿜고 있다. 안철수 연구소, 클루넷, 오늘과 내일, KT뮤직 등이 있다. KT뮤직의 경우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가 사외 이사를 맡고 있다.

최근 정부가 1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세종시 이전 일정을 확정하자 세종시 관련주에 투자 손길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 2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영보화학은 5810원으로 14.82%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의 유라테크(7240원, 14.92%), 대주사업(1820원, 14.83%), 프롬파스트(7000원, 14.94%)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종목들은 모두 충북 청원군, 충남 연기군, 대전 등에 위치했거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세종시 테마주로 불리고 있다.

◇언제나 과욕은 금물=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자가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 테마주의 경우 항상 거품론이 따라 붙는다. 관심이 지나치다 보니 종목의 가치에 비해 과대평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소문에 편승해 엉뚱한 기업에 투자할 때도 있다. 아울러 루머나 시세 조종을 일삼는 이른바 작전세력이 개입하게 되면 상승세를 타려는 일반 투자자가 순식간에 모여들지만 빠르게 올라간 만큼 급락하며 낭패를 볼 가능성도 높다.

일반 투자자는 내일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팔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또 경제난으로 주식투자인구가 점점 늘어나며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에 앞뒤 가리지 않고 돈이 몰리며 과열 양상을 띠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정치 테마주 가운데 단기 급등으로 하루 정지 거래 명령이 처음으로 내려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척추 수술을 도맡은 우리들 의료재단 이상호 이사장이 2대 주주로 있는 우리들 제약이 그 예다. 우리들 제약은 이른바 '친노주', 한 발 더 나가 문재인 주로 분류되며 유명세를 떨쳤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400-5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3000원 수준까지 껑충 뛰며 지난 21일 하루 거래정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테마주의 경우 논리적인 인과 관계가 부족할 수 있고 향후 사회적 환경이나 관련 뉴스가 터졌을 때 급락할 가능성이 있어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명진 하나은행 둔산 PB센터 팀장은 "주식 투자의 핵심은 욕심을 얼마나 줄이느냐인데 특히 테마주의 경우 과욕은 금물"이라며 "적정 수준의 기대수익률을 각자 정해놓고 이를 지킨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영 기자 why@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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