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AC 국악동호회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제작 벤처업체인 K-MAC의 국악 동호회 '사계절' 회원들.  사진=K-MAC 제공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제작 벤처업체인 K-MAC의 국악 동호회 '사계절' 회원들. 사진=K-MAC 제공
2011년 6월 대전 유성구 용산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제작 벤처업체인 K-MAC 문화의 밤 행사에는 난데없는 가야금 소리가 행사장을 채웠다. 사내 장기자랑 치곤 상당히 이색적인 장면이다. 가야금 소리의 주인공은 현재 K-MAC 국악 동호회인 '사계절'의 멤버로 활동중인 김국화 주임이었다. 초등학교 때 국악을 했던 김주임이 이색공연으로 가야금을 준비한 것.

생각보다 반응이 굉장했다. 삶에서 자주 접하지는 못하지만 오랜 역사 동안 연주되어온 국악에 사람들은 친밀한 공감대를 느꼈다. 공연을 보고 국악에 흥미를 느낀 사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내 국악동호회 '사계절'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중환 대표이사도 적극적이었다.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김병곤 강사를 초빙해 1주일에 한 번씩 국악을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2011년 중소벤처기업 문화경영 활성화 사업에서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주가현 대리는 "처음에는 국악 장르 자체의 어려움 등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들 좋아 한다"며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음악이다보니 그만큼 친근하고 정서적으로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사계절'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국악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직원들이 모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교육을 담당한 김병곤 강사는 국악을 처음 접하는 회원들에게 북을 권했다. 초보자에게 어려운 사물놀이 등의 공연을 준비하는 것보다 쉽게 배우면서 국악과 친해질 수 있는 북을 선택한 것이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모여서 연습하고, 각종 사내행사에 참가해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근래에는 대부분의 행사에 참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난타는 쉬우면서도 매력 있는 공연 방식이다. 단지 두드리는것 만으로도 공연이 가능하고 신나는 가락에 몸을 맞기다 보면 절로 신명이 난다.

서승달 대리는 "처음 북을 접했을 때 엄청난 진동과 떨림에 반했다"며 "북을 치면서 굉장한 운동도 되고 땀을 한번 쭉 빼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말했다.

회원들끼리의 친목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매주 모여서 연습을 하다 보니 평소 바쁜 일상 속에 자주 대화를 나누지 못하던 사원들끼리 이야기도 늘고 자연스럽게 웃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또 공연이 있을 때마다 함께 국악공연을 보러 다니기도 한다. 초반엔 매우 생소했지만 국악에 관심이 생기고 직접 공연을 하다 보니 국악이 가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김국화 주임은 "회사 사원들과 함께 모여 취미활동을 하면서 대화도 많아지고 서로 많이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회원들이 친해지다보니 공연 연습하는 일이 더 즐겁고 신난다"고 말했다.

현재는 북 난타 중심으로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추후 연습을 거쳐 사물놀이 등 새로운 무대도 마련해볼 계획이라고 한다.

문화경영은 이 시대 새로운 트렌드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매일 일만하면서 살순 없는 일이다. 사계절회원들이 일과를 마치고 사원들과 함께 즐기는 여가활동은 회사생활의 또 다른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았다.

한대섭 기자 hds3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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