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지어준 가게이름에 보답"

레스토랑과 같은 고급스러운 특별한 공간에서 맛과 멋이 깃든 명품 음식과 함께 연인 혹은 친구들과 가볍게 술을 즐기며 소중한 추억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작년 이맘때쯤 문을 연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인근의 `아띠`. `아띠`는 친구라는 뜻의 순우리말 명칭이다.

가게를 처음 들어서니 깔끔하고 세련된 모던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 벽면에 장식된 흑백사진과 일러스트, 예술작품들은 포근하면서도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집은 최상급의 신선한 식재료를 이틀에 한 번 도매시장에서 발품을 팔며 직접 골라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 만으로 음식 맛을 내 느끼함은 줄이고 담백함은 최고로 살렸다. 주문 즉시 재료를 써는 등 조리를 시작해 청결하고 정갈한 `레시피`로 맛과 함께 품격, 영양도 한층 높였다.

평균 14년의 경력을 지닌 이 집의 셰프들은 양식, 한식, 중식, 일식, 제빵 등 모든 조리 분야를 습득해 전문 파트를 맡으면서 동시에 공동으로 협력하는 조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밴드에 비유하자면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멀티 멤버`가 한데 모여 협연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부문별로 총 50여가지의 메뉴를 다루더라도 한 부문에 소홀함이 없이 고급스러운 품격을 지켜내고 있다.

식객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반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장소에서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갖가지 일품요리를 밴드의 하모니를 감상하듯 여러 음식 사이 맛의 조화를 느끼며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오래두고 사귄 벗을 만나면 정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분위기로 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처럼 늘 반가운 `익숙한 공간` 속에서 하루는 `양식` 또 하루는 `퓨전한식` 또 하루는 `중식`처럼 다채로운 경험도 선사한다.

모든 메뉴 전엔 크림수프가 기본으로 나와 허기진 속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신선 샐러드` 파트의 `불갈비 구운버섯 샐러드`다. 소고기 채끝살에 `이탈리아 상추` 롤라로사·로메인 등 채소와 버섯이 곁들여져 버섯의 고유의 향 가운데 부드럽고 연한 육질의 담백한 맛과 채소의 아삭아삭한 맛이 한데 어울려 입안 가득 풍미를 더한다.

`우리나라` 파트의 `직화 돼지 고추장불고기와 주먹밥`도 인기다. 날치알·김가루·참기름을 섞어 만든 밥을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내, 비타민 등 채소와 불고기. 직접 담근 생채·백김치와 함께 곁들여 나온다. 먼저 밥을 접시 위에 놓고 붉은 색감부터 입맛을 당기게 하는 불고기와 채소를 차례로 얹어 한 입에 가져가면 매콤달콤한 소스의 고기맛과 고소하고 부드러운 밥알, 채소의 향긋함이 혀와 코를 유혹하며 입안을 즐겁게 한다.

`서양 요리` 파트의 `크림소스 버섯요리와 빵`은 까르보나라 특제소스로 조리한 느타리·새송이·팽이·표고버섯 요리에 버터 크로와상 빵이 나오는데 빵을 적당히 손으로 잘라 소스에 듬뿍 묻혀 먹으면 혀 끝에 착착 감길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버섯 고유의 향과 고소한 맛이 나 일품이다.

△불갈비 구운버섯 샐러드 1만7000원 △직화 돼지 고추장불고기와 주먹밥 1만7000원(주먹밥 10개 추가 3000원) △크림소스 버섯요리와 빵 1만7000원 ☎010(2057)0501.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요리를 사랑하는 열정을 가진 젊은 요리사들의 꿈을 펼치는 공간 `아띠`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띠`의 오너셰프 박진우(34)씨와 점장 이성범(31·사진) 씨는 무엇보다도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제철음식을 서비스하며 손님들에게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조사와 벤치마킹을 통해 늘 최신 음식 트렌드 분석하기를 게을리 하지않고 때로운 새 흐름를 창출하기까지 하는 것. 제철과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 아띠 메뉴판은 리뉴얼을 통해 진화하며 점점 고객의 입맛에 다가가고 있다. 이른바 영(Young) 셰프 밴드 `아띠 2집`도 연타석 히트 행진 중이다.

`아띠`란 가게 명칭은 사실 공모를 통해 손님에게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메뉴 서빙 때 요리 시식법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며, 고객들의 생일 미역국, 케이크 등 이벤트도 직접 챙기는 `아띠` 식구들은 손님의 욕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변치않는 우정에 보답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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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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