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동호회]대전경찰청 사격동호회

 대전지방경찰청 사격동호회인 '3.8 CF' 회원들이 사격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대전지방국세청 제공
대전지방경찰청 사격동호회인 '3.8 CF' 회원들이 사격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대전지방국세청 제공
고요함 속에 과녁을 정조준한다. 마음속으로 셋, 둘, 하나를 세고 검지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당긴다.

계속 과녁을 향해 손가락을 당긴 후 표적지를 확인 하고는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10발을 쐈는데 모두 과녁의 가운데를 통과했다.

사회 곳곳에 각종 동호회가 있지만 사격동호회는 드물다. 대전지방경찰청 사격동호회' 3.8 CF'는 사격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 2008년 1월 창립한 동호회다. 경찰의 특성상 사격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사격동호회' 3.8CF'는 이용우 경위(둔산지구대)를 비롯한 3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며 매주 한 차례씩 인근 고등학교를 빌려 사격 연습을 한다. '3.8CF'는 경찰이 사용하는 38구경 권총의 이름에서 '38'을 따오고 CF는 'center fire'의 약자로 가운데를 맞추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의미를 합쳐보면 38구경 권총으로 표적을 정확히 맞추자 정도가 된다.

사격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사격 실력도 수준급이다. 2011년 경찰 무도사격대회에서 여경 전체 1등을 차지한 김은희 경장(교통계)과 2009년 경찰 전 계급 종합 우승을 차지한 황인호 경사(대전청 제1기동대)도 '3.8CF'의 회원이다. 또 회원 중 7명이 사격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했는데 이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은 퇴직할 때까지 평가사격을 하지 않아도 되는 특혜가 주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위 동료들이 사격을 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매년 평가사격은 동료 경찰관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김은희 경장은 "각자가 사격을 대하는 마인드가 다르기 때문에 한 순간에 실력이 향상되기는 어렵다"며 "사격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하다라고 콕 찍어 설명해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격은 멘털 스포츠다. 평소에 백발백중인 명사수더라도 한 발에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 다가오면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3.8 CF'는 특별한 훈련을 한다. 훈련이 끝날 무렵 한 발로 승부를 가려 승자를 정하는 것이다. 한 발로 승부를 가리다 보니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이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손이 떨릴 만 한데 회원들이 둘러싸 사격하는 사람을 응시하고 있으면 그 긴장감은 배가 된다. 그렇게 승패가 갈리면 꼴찌는 아이스크림을 사는 쓰라림(?)까지 맛봐야 한다.

사격이 정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좀 더 활동적인 운동을 하러 떠나기도 한다. 여름이면 웨이크 보드,겨울이면 스키나 스노 보드를 타러 가기도 한다.

또 공기 권총 사격대신 클레이사격을 즐기기도 한다. 회원들이 모은 회비로 술자리를 가지기 보다는 그 돈을 모아 다른 레저활동을 즐기는 것이 이 동호회의 특징. 특히 이런 레져 활동을 할 때는 회원들의 가족도 함께 참여해 더욱 뜻 깊은 시간을 보낸다.

회장인 이용우 경위는 "가족들은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웨이크 보드나 클레이 사격을 하면 정말 좋아한다"며 "가족들과 함께하니 재미도 기쁨도 두 배다"고 말했다.

3.8CF에는 목표가 있다. 동호회가 창립한 후 개인전에서는 많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단체전에서는 매번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2012년의 목표는 사격 단체전 우승이다.

이 경위는 "개인전 우승자는 있지만 정작 단체전 우승은 없다"며 "동호회원 모두가 기뻐할 수 있는 단체전 우승을 올해에는 꼭 차지 하겠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daros@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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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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